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도가 이어져 7개월 연속 '팔자' 기조를 나타내 18년 만의 최장 기록을 세웠다.
1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2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7천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해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월간 연속 순매도 기록이 7개월이 됐다.
이는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록 역대 3위다.
역대 최장 외국인 순매도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2007년 6월∼2008년 4월의 11개월이다. 2002년 2월∼9월의 8개월 기록도 있다. 2006년 5∼11월에는 이번과 동일한 7개월간 순매도가 이어졌다.
지난해 9월 7조9천억원 수준이었던 외국인 월간 순매도액이 올해 1월 9천300억원 수준으로 줄어 순매수 전환 기대도 나왔지만 지난달 순매도 규모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과 엔비디아 급락에 외국인이 하루새 1조5천억원어치를 투매한 영향이 컸다.
심지어 지난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66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KODEX200'(1천67억원), 'KODEX 레버리지'(929억원)을 순매수 상위에 올려 주가지수 상승에 베팅한 것과 정반대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완만하게 반등하며 미국 증시 조정에도 견조했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이어진 것이다. 그 배경은 부진한 기업실적으로 지목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4주간 동아시아 국가의 역외펀드 자금 순자산 대비 순유입 비율을 살펴보면 대만 1.2%, 중국 0.8%, 일본 0.4%인데 반해 한국은 -2.1%를 나타냈다"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한국의 이익 모멘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한국의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주도 업종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타겟이 될 확률이 있다는 점이 외국인의 경계심리를 키웠고, AI(인공지능) 투자 확대 지속에 대한 의구심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도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연초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중 최상위권에 있던 코스피·코스닥지수 수익률은 2월 월말 부진한 흐름에 그리 좋지 못했다.
2월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각각 0.61%, 2.15%로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34개국 40개 주가지수 중 수익률에서 23번째, 19번째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말 공매도 재개와 더불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미 부정적인 요인들이 충분히 반영돼있고 경기 및 실적 회복에 더해 환율 안정화 흐름이 예상돼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한다"며 "외국인 자금 이탈 원인 중 하나였던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는 것도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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