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사령탑' 머리도 손발도 공백 상태>

입력 2013-03-22 09:45  

장관·차관 없고 핵심 1급직 3자리도 비어 있어

대한민국 경제 지휘부인 기획재정부의 수뇌부가텅 비어 있다.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인 주요 국가들이 정부 주도로 경제난 극복을위해 진력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내정된 지 한 달이 넘도록 여전히후보자 신분이다. 차관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청와대 등으로 옮겨가면서 생긴 자리는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지구촌 차원에서 벌어지는 경제전쟁에서 한시가 급한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22일 기재부에 따르면 장차관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직 10명 가운데 5명의 자리가 비어 있다. 머리와손발 기능을 하는 핵심 직위가 공백이다.

박재완 장관이 자리를 지키며 일상 결재를 하지만 정책결정 과정에서는 비켜나있다.

김동연 2차관은 국무총리실장으로 옮아간 지 오래고 금융위원장 인사청문보고서까지 채택된 신제윤 1차관도 21일 기재부에서 완전히 떠났다.

주형환 차관보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백운찬 세제실장은 최근 관세청장에 취임했다. 차관보는 물가를 비롯한 민생 현안과 거시경제정책을, 세제실장은 새정부 공약이행을 위한 세수 증대방안을 책임진 자리다.

신 차관까지 떠나면서 22일 열려던 물가관계부처회의는 자연스레 취소됐다.

장관급 회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부총리가 취임하지 않아 그간 신 차관이 차관급 회의 형태로 이끌어왔는데 그나마도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물가를 관리하는 기능은 거의 빈사 상태다.

차관보가 공석인데다 이찬우 민생경제정책관이 현 부총리 내정자의 비서진으로일하고, 물가정책과장도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의 사무관들끼리 모여 전전긍긍하며 각종 물가 이슈에 대응하는 상황이다.

세제실 사정도 비슷하다.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감면 축소라는 숙제를 맡은 터에 감사원 특정 감사까지 받고 있지만 실장이 없는데다 주무과장인 조세정책과장은 고위공무원단 교육을받고 있다. `뜨거운 감자'인 종교인 과세를 담당하던 소득세제과장은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담당하는 정책조정국은 홍남기 국장이 청와대 기획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고서 장호현 정책조정기획관의 대행 형태로 굴러가고 있다.

다른 1급 간부들도 이동 가능성이 있지만 보직이 없는 '본부대기 발령설'이 계속 나와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게다가 현오석 부총리의 취임 이후에는 대규모 인사가 예고돼 술렁이고 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인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새 정책을 추진할 엄두를 못 낸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짜는 경제정책국과 세출구조조정을 지휘할 예산실이그럭저럭 돌아가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clap@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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