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철저히 바꾸겠다"

입력 2013-03-22 16:10  

"금융이 근본으로 돌아가야…금융인들, 국민 은혜 돌아볼 때"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주가조작 근절 협의체 만들기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신 위원장은 22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금융지주사 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12년을 훌쩍 넘었다"며 "현재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 애초의 취지는 퇴색해버렸다"고 평가했다.

신 위원장은 "정말 '통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땅에 올바른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진·이사회의 내분 양상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의 고질적인 '줄 대기 문화'와 금융권의 '낙하산·거수기'라는 비난을 받는 사외이사 제도의 문제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책을 찾도록 금융계,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문제의 본질에서 구체적 행위까지 샅샅이 살피고,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금융인들을 향해서는 "대한민국 금융이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올바른 원칙이라면 주저 없이 실천하고, 소신에 따라 엄정히 법을 집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전멸의 위기'에 처했고, 이를살린 건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168조원의 공적자금이었다"고 상기시키면서 "이제 우리 금융은 국민이 베푼 은혜를 되돌아볼 때가 됐다"는 주문도 했다.

그는 금융인들이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 따라 인식의 관점을 바꿔달라"며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따뜻한 금융'을 구현하는 데 기꺼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신한·농협은행 등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산장애를 두고는 "일부 회사의 전산시스템이 해킹에 노출되고 금융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유사 상황의 재발을 막도록 금융권의 보안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대통령이 근절을 지시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와 관련해선 "유관기관이 참여한 '불공정거래 협의체'를 운영하겠다"며 "감시부터 제재에 이르는 일관된 대응체계와 부당이득을 신속하고 충분히 환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국민행복기금' 운영 방침과 관련해서는 "신용회복 지원조치는 기한을 정해놓고속전속결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융 체계는 "단계별·역할별로 기능을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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