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사의' 금융기관·공기업 수장 물갈이 예고?>(종합3보)

입력 2013-03-28 17:57  

<<어윤대 회장 관련 내용 보완. 서종대 사장 등 발언 일부 수정>>어윤대·이팔성 `고심'…금융공기업 수장은 `담담'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27일 공식 사의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금융기관 수장들의 `도미노 퇴진'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경제계에서 최고 실세로 꼽힌 강 회장이 돌연사임 쪽으로가닥을 잡은 데는 새 정부가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금융공기업과 주요 금융지주회사 수장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무더기로 교체될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그런 가능성을 일축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강 회장의 사의 표명은 의외라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장들이 자진사퇴 의사를 조만간 줄줄이 표시할 것이라는 전망에힘이 실린다.

◇남은 `4대천왕' 어윤대·이팔성 거취 관심…사퇴에 무게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MB인사'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이들은 강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과 함께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4대 천왕 가운데 김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강 회장도임기를 1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해 이목은 나머지 두 회장에게 쏠리게 됐다.

올해 7월 임기가 끝나는 어 회장은 이날 명동 본사에서 거취와 관련된 기자들의질문 세례를 받았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간 공식 석상에서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표현해온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금융권에 `물갈이 태풍'이 몰아친 상황이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지 않으려고말을 아끼려는 듯했다.

다만 KB금융[105560]에서는 어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완주할 거라는 견해가 적잖다.

KB금융 복수의 관계자는 "회장추천위원회가 다음 달부터 가동된다"며 "금융당국에서도 굳이 임기를 4개월 앞두고 사퇴압박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사외이사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소동을 빚은 데 이어 이달중순에는 KB금융 이사회와 관련한 왜곡 정보가 유출된 것을 두고 금융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어 거취를 확언하기 어렵다.

이 회장도 휴대전화를 꺼놓은 상태다. 이 회장은 임기가 1년 정도 남아 있지만,우리금융[053000]은 정부가 대주주인 만큼 임기를 다 채우긴 어렵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중론이다.

신제윤 위원장은 지난 18일 인사청문회에서 '주인이 없어 정부가 들어간 금융회사'를 교체 검토 대상으로 지목했다. 우리금융 이 회장을 정조준한 듯한 뉘앙스를풍겼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강만수 회장 사의 표명을 보고했지만 아무런 말이 없었다"며 "금융위에서 아직 특별한 메시지를 받은 것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융위 부위원장도 임명된 만큼 이번주나 다음주에는 거취 문제가어떤 식으로든 결론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행시 23회 출신으로 신 위원장보다 1년 선배 탓에 용퇴설이 조심스레 나온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이 거취를 둘러싼 특별한 언급 없이 평소처럼 업무를 보고 있다"며 예단을 삼갔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나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한 지 1년가량밖에 지나지 않아 유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은행[024110]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조준희 은행장이 내부 출신인데다가 금융권 안팎의 평가가 좋아 이번 물갈이 태풍에서는 한걸음 비켜 있다.

조 행장은 "임면권자가 하라는 대로 따를 것"이라며 "아무래도 강 회장 사의가금융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공기업 수장 "지시 따를 것"…신 위원장 행시 선배 `용퇴설' 금융 공기업 수장들의 거취는 더욱 불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해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강조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착수해 사실상 기관장 물갈이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금융공기업 기관장들은 말을 아끼며 `윗선'의 지시를 따르겠다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신용보증기금 안택수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가 신임 이사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탓에 임기가 1년 연장된 경우라교체 대상 `1호'로 거론된다.

신보 측은 안 이사장이 거취에는 일절 언급을 삼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아직 위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정해지면 따라야 하지 않겠냐"며 "그전까지는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전했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역시 "거취는 위에서 결정하겠지만 나로서는 물러날 때까지 국민행복기금 등 맡긴 일을 열심히 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위에서 아직 이야기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장 사장은 신 위원장의 행시 동기고, 진 사장은 8년 선배다.

대선배인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9회)도 물러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생명보험협회(회장 김규복)나 손해보험협회(회장 문재우) 등 민간 협회는 공공기관·공기업 수장의 거취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이들 기관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그었다.

은행연합회는 박병원 회장이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으로 내정돼 교체 가능성이 작다.

bingsoo@yna.co.kr cindy@una.co.kr eu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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