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속 이팔성 회장 거취 주목
`3전 4기' 도전에 나서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이르면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을 6월 말까지 정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신 위원장은 취임 이후 우리금융 민영화를 조기에 추진한다고 줄기차게 밝혔지만 구체 일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연내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 부실은 2003년 카드대란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심화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 12조8천억원이 투입되면서 공기업이 됐다.
이후 경영이 안정되고서 2010년부터 민영화가 세 차례 시도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국민의 혈세를 되찾는 노력은 늦어졌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인사청탁 등으로 기강이 약해지고 금융기관 경쟁력도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가 민영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를 유보한 것과무관치 않아 보인다. 산업은행 매각을 미루고 기업은행의 지분을 일부만 팔기로 함으로써 정부는 올해 6조원의 `세입'에 구멍이 생겼다.
이 때문에 부족한 정부 재원을 메우려고 우리금융 처분을 서두르는 것처럼 보인다.
일정이 가시화됐지만, 민영화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먼저 매각 방식이 변수다.
신 위원장은 "일괄매각이든, 분할매각이든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며 열린 태도를 보였다.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괄매각은 우리금융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인수에 나설 당사자를 찾기가쉽지 않아 보인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총 자산은 410조5천억원, 자기자본은 18조7천억원에이른다. 계열사는 현재 12개에 이르며, 앞으로 금호종금[010050] 인수를 마무리하면13개로 늘어난다.
앞서 세 차례 민영화 과정에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 등이 인수 대상자로 거론됐지만 두 금융지주 모두 사정이 달라졌다.
하나금융은 작년에 외환은행[004940]을 인수해서 여력이 없다.
그래서 KB금융[105560]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최근의 경제상황과 저금리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인수전에 선뜻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분할매각은 과정이 복잡하고, 전 계열사를 민영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있으며 경쟁력이 없는 계열사는 매각이 안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민영화와 관련해 이팔성 회장의 거취도 주요 관심사다.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이 회장은 자신의 책임하에 민영화를 마무리 짓기를 내심 바라는 듯하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창립 12주년 기념식에서 "민영화야말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필수조건이며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이뤄 나가야만 하는중차대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안팎에서 사퇴압박이 커지고 있어 자리를 보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신 위원장은 4일 간담회에서 이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금융 회장의 적임자를 묻는 말에 "정부의 민영화 방침과 철학을 같이할 수있는 분이 맡는 게 좋다"는 발언도 했다.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이 회장의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새 정부에서 이미 별도 루트로 이 회장에게 사퇴를 공식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신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보고받고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예정한 모 언론과의 면담 일정을 전날 갑자기 취소,자신의 거취 문제를 숙고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bingso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3전 4기' 도전에 나서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이르면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을 6월 말까지 정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신 위원장은 취임 이후 우리금융 민영화를 조기에 추진한다고 줄기차게 밝혔지만 구체 일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연내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 부실은 2003년 카드대란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심화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 12조8천억원이 투입되면서 공기업이 됐다.
이후 경영이 안정되고서 2010년부터 민영화가 세 차례 시도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국민의 혈세를 되찾는 노력은 늦어졌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인사청탁 등으로 기강이 약해지고 금융기관 경쟁력도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가 민영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를 유보한 것과무관치 않아 보인다. 산업은행 매각을 미루고 기업은행의 지분을 일부만 팔기로 함으로써 정부는 올해 6조원의 `세입'에 구멍이 생겼다.
이 때문에 부족한 정부 재원을 메우려고 우리금융 처분을 서두르는 것처럼 보인다.
일정이 가시화됐지만, 민영화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먼저 매각 방식이 변수다.
신 위원장은 "일괄매각이든, 분할매각이든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며 열린 태도를 보였다.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괄매각은 우리금융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인수에 나설 당사자를 찾기가쉽지 않아 보인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총 자산은 410조5천억원, 자기자본은 18조7천억원에이른다. 계열사는 현재 12개에 이르며, 앞으로 금호종금[010050] 인수를 마무리하면13개로 늘어난다.
앞서 세 차례 민영화 과정에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 등이 인수 대상자로 거론됐지만 두 금융지주 모두 사정이 달라졌다.
하나금융은 작년에 외환은행[004940]을 인수해서 여력이 없다.
그래서 KB금융[105560]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최근의 경제상황과 저금리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인수전에 선뜻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분할매각은 과정이 복잡하고, 전 계열사를 민영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있으며 경쟁력이 없는 계열사는 매각이 안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민영화와 관련해 이팔성 회장의 거취도 주요 관심사다.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이 회장은 자신의 책임하에 민영화를 마무리 짓기를 내심 바라는 듯하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창립 12주년 기념식에서 "민영화야말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필수조건이며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함께 이뤄 나가야만 하는중차대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안팎에서 사퇴압박이 커지고 있어 자리를 보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신 위원장은 4일 간담회에서 이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금융 회장의 적임자를 묻는 말에 "정부의 민영화 방침과 철학을 같이할 수있는 분이 맡는 게 좋다"는 발언도 했다.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이 회장의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새 정부에서 이미 별도 루트로 이 회장에게 사퇴를 공식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신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보고받고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예정한 모 언론과의 면담 일정을 전날 갑자기 취소,자신의 거취 문제를 숙고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bingso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