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 '한국경제 갈길 멀다' 책 펴내

입력 2013-04-09 06:00  

기고문 모음집…"새정부 국정에 참고됐으면"

1973~1983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실장·부원장, 1983~1987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1987~1988년 재무부 장관, 2000~2002년 대외경제통상대사, 2008~2009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2009~2011년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준비위원장, 2009~2012년 한국무역협회 회장….

그는 어느 시대의 사람으로 기록될까. 고속성장의 기틀을 닦던 국민소득 100달러 시절의 사람일까, 아니면 서울이 G20의 중심으로 발돋움 한 2010년대일까. 아니면 미래는 그를 지금보다 더 훗날의 인물로 기억할까.

사공 일(73)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우리 현대 경제의 발아기부터 발화기까지쭉 그 한복판에 서 있었다. 정치권력의 부침은 그와 상관없었다. 학자로 또 관료로흔들림 없이 경제현장을 지켰다.

그가 최근에 두 권의 책을 한꺼번에 펴냈다. 2001년 이후의 본인의 기고문과 연설문을 집대성했다. 합치니 900페이지가 넘는다. 그중 한 권은 이렇게 제목을 달았다. '한국경제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외 여건이 급변하는 와중에 과거 글을 모은 것은 오히려 현재 시점에서 다시금 강조돼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 때문입니다"(서문) 10년도 더 된 과거 글도 있지만, 지금의 활자들과 견줘도 전혀 낯설지 않다.

"대통령의 리더십도 궁극적으로 정부조직을 통해 발휘…특히 정부 정책의 기획과 부처 간 조정, 대국민 설득 기능의 강화가 절실"(2002년12월 기고)와 같은 구절은 현 정부에 던지는 직언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최대한 많은 일자리의 창출"(2003년9월 칼럼), "계속해늘어나는 가계부채 또한 적정수준을 초과하면 많은 가계부실을 가져올 것"(2002년4월 기고)처럼 지금 당면한 문제를 앞서 본 시각도 많다.

다른 책 '한국무역 프리미엄시대 열자'에는 무역협회 회장으로 활동할 때의 언론보도·강연록 등을 담았다. 사공 이사장 재임 중 우리 무역은 1조원 시대를 맞았다.

그는 그러나 "우리 스스로 성공과 남의 칭찬·감탄에 도취해 자만하고 있을 겨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명실상부한 '일류 선진국'에는 아직 한참 남았다는 이유에서다.

사공 이사장이 이 시점에서 책을 내놓은 이유는 명료하다. 새 시대와 그의 지혜를 나누기 위해서다. 그는 "이제 막 출범한 새 정부가 새로운 국정 과제를 실천해나가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참고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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