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들 '공정기업 인증' 무더기 박탈

입력 2013-04-14 06:01  

포스코·삼성·현대·신세계 등 5개 기업

각종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대기업들이 `공정거래 우수기업' 인증을 무더기로 박탈당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포스코[005490], 포스코강판,삼성물산[000830], 현대모비스[012330], 신세계[004170] 등 5개 기업의 `공정거래자율준수 우수등급기업' 인증을 취소했다.

이 인증을 받으면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자율적으로 준수한 것으로 인정해 각종혜택이 주어진다. 과징금을 최대 20% 깎아주고 공정위 직권조사도 최대 2년간 면제해 준다.

지난해 말 27개 기업이 인증을 받았으나, 담합, 계열사 부당지원, `하도급단가후려치기' 등 불공정행위를 한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공정위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증만이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최근 인증 취소를 단행했다.

지난해 최고 등급이었던 `AA' 등급을 받았던 포스코는 등급이 `BBB'로 떨어졌다. 철강가격 담합으로 983억원의 과징금을 받고 검찰에 고발된 사실을 반영한 결과였다.

등급이 `A' 이상인 기업만 공정거래 우수기업으로 인정받으므로, 이는 인증이취소됐음을 의미한다.

공정위는 검찰에 고발된 불공정거래 기업은 등급을 두 단계, 과징금만 부과된기업은 한 단계 떨어뜨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같은 담합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포스코강판도 등급이 `A'에서 `BB'로 두 단계떨어졌다.

지난해 6월 4대강 살리기 사업 담합으로 10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공정거래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던 삼성물산도 같은 처지로 전락했다. `A'였던 등급이 `BBB'로 떨어졌다.

정용진 총수 일가의 계열사에 판매수수료를 낮춰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공정거래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던 신세계도 인증이 취소됐기는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7월 하도급업체를 압박해 납품단가를 깎은 혐의로 과징금을 받아 등급이 `A'에서 `BBB'로 떨어졌다.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는 담합이나 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제재를 받은 기업에도인증과 각종 혜택을 주던 관행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은 불공정거래 기업에도 인증을 부여해 이 제도가 대기업의 `면죄부'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는 철저하고 투명한 심사를 거쳐 진정으로 공정거래를실천하고 대-중소기업 문화 선진화에 기여하는 기업에만 공정거래 우수기업 인증을주겠다"고 밝혔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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