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죠?" 산은 홍기택 회장, 직원들에 깜짝전화>

입력 2013-05-27 06:07  

"회장입니다. 권 대리 맞죠?" 지난 10일 오후 2시께. 밀려오는 졸음에 눈을 비비던 KDB산업은행 홍보실 권기면(31) 대리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이 확 깼다.

전화를 건 사람은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권 대리는 '팀장도 아니고 회장이 나한테 왜 전화했지?"라는 생각에 잠시 멍해있다가 얼떨결에 "아, 네…"라고 대답했다.

홍 회장의 다음 말은 "내일 결혼하죠?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요?"였다.

산은 트레이딩센터에서 일하는 박성목(50) 팀장은 지난 3일 전화를 받았다.

박 팀장은 "받자마자 '홍기택입니다' 이러시는데, 새로 오셨다고 성함을 기억못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어우, 회장님 안녕하세요?"라는 박 팀장의 인사에 홍 회장은 "생일 축하하려고전화했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은행 업무 전반을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니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개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9일 취임한 홍 회장이 이처럼 직원들 경조사를 챙기기 시작한 지는 한달 가량 됐다고 한다.

생일이거나 결혼하는 직원에게는 축하 전화를 하고 가족 상을 당한 직원에게는위로 메일을 보낸다.

사실 홍 회장은 올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 시절 다소 엉뚱한 언행으로 유명세를 탔다.

모자를 쓴 채 기자들에게 귤을 나눠주다가 '홍기택 위원 아니냐'는 질문에 "홍기택이 누구야?"라고 되묻고, 기자들과 몸이 닿자 "민감한 데 자꾸 만지지 마라. 여성부에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것은 언론에 '인수위원의 기행'으로 소개됐다.

180㎝가 넘는 장신인 홍 회장은 최근 신장이 비슷한 한 출입기자에게 '우리 키재보자'고 제안, 옆에 있던 간부가 등을 맞댄 두 사람의 키를 재주기도 했다.

이같이 소탈하고 격의 없는 '회장님'을 직원들은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한 30대 행원은 24일 "회장이 저렇게 편하게 직원들을 대하면 조직 분위기 전체가 부드러워져 근무 환경이 좋아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홍 회장은 "직원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었지만 주요 현안 때문에 여유가 없었다"며 "비록 전화나 메일이지만 수시로 마음을 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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