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채권단, STX 주식매각 갈등 확산>(종합)

입력 2013-06-04 11:45  

<<우리사주조합, 우리은행에 강경 대응 추가>>금감원, 공문없이 구두로만 "㈜STX 주식 팔지말라" 압박STX 우리사주조합, 우리은행 등에 공식 항의

금융당국이 STX[011810] 구조조정을 두고 채권단과 잇따른 파열음을 내고 있다.

당국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채권단을 압박하면서도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공식 문서는 남기지 않는 고질적인 '관치'의 폐단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STX 주식 653만주를 팔기로 했다는 소식을접하고 지난 2일 우리은행에 경위를 물어본 뒤 (매각을) 못 하도록 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STX가 감자될 수 있고, 지분 매각으로 지배 대주주가 사라져 구조조정이 엉망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은행은 (주식을) 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STX 주식 처분 방침은 바뀐 게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은행은 "㈜STX의 지분 매각이 조선·중공업·엔진 등 3개 계열사의 채권단자율협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금감원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판단해 매각보류를 요청하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STX의 지분을 매각하지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앞서 금감원에 ㈜STX 주식 매각 의사를알렸지만, 아직 뚜렷한 답변은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선 한 가지 사실을 놓고 금감원과 우리은행이 다르게 해석하는 배경으로 '책임소재'를 꼽았다.

우리은행으로선 장차 주식이 '휴짓조각'으로 될 공산이 큰 ㈜STX의 지분을 계속들고 있으면 나중에 대규모 손실에 따른 배임 책임을 져야 될 수 있다. 이 때문에금감원으로부터 지분을 팔지 말라는 답변을 '공식적으로' 받고 싶다는 것이다.

반대로 금감원은 이런 확약을 문서로 남겼다가 우리은행이 ㈜STX 지분 보유로손실이 커질 경우 감사원 감사 등에서 문책을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언론 보도 등으로만 지분 매각 유보를 압박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표면적으로는 '채권단 자율'을 강조하는 만큼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문을 남긴 사례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책 목표를달성하되 나중에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STX 구조조정을 둘러싼 잡음은 산은에서도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지난달 STX 그룹에 대한 막대한 자금지원에 부담을 느껴 금융당국에'면책'이나 '손실보전'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홍 회장의 이런 생각도 결국 일단 STX를 살려놓고 보자는데 초점을 맞춘 금융당국과 돈을 쏟아붓고 손실이 발생할 경우 구조조정 담당 임직원이 줄줄이 문책을 당해야 하는 산은의 입장차가 원인이라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당국과 채권단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STX 그룹의 주가는 연일 맥을 못 추고 있다. ㈜STX(-14.84%), 중공업(-13.87%), 조선해양(-13.86%) 등이 전날 폭락한데 이어 이날도 ㈜STX는 1.61% 추가 하락했다.

일각에선 금감원의 '구두 지도'만 믿고 우리은행과 일반 개인투자자가 ㈜STX 주식을 계속 보유하다가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질 경우 금감원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제기될 우려마저 나온다.

실제로 STX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은행의 섣부른 움직임 때문에 지난 3일에만 STX조선해양 관련 기업의 주식 가치가 1천240억원 증발했다며 우리은행 등에 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TX 관계자는 "기업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 담보 등도 자연스럽게 동결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은행이 담보 매각 등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사주를 포함해 개인투자자들이 우리은행의 내부거래 위반등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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