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시장 논리에 맞는 우리금융 민영화 기대"(종합)

입력 2013-06-14 11:27  

<<이순우 회장 취임사와 이팔성 회장 이임사를 종합해 재구성하고 이 회장이 언급한'시장 논리에 맞는 민영화'와 관련한 설명 등을 추가.>>"정적·보수적 공기업 문화 문제…인사청탁 엄중 대처"퇴임 이팔성 "정부, 민영화 속도에만 매달려" 쓴소리

이순우 신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4일 취임식에서 우리금융[053000] 민영화 방안과 관련해 "시장 논리에 맞고 모든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는 그룹의 새로운 주인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지만,우리금융은 물론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차대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장 논리에 맞는 민영화'를 언급한 것을 두고 우리금융 내부에선 이 회장이민영화의 핵심인 우리은행을 다른 금융지주사와 합병하는 방식보다 은행 지분을 분산 매각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오는 26일 경남·광주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의 자회사를 먼저떼어내 매각하는 내용으로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나, 우리은행의 매각 방향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는 우리 노력에 따라 기회와 위기의 양면성을 가질수 있다"며 "국민에 진 빚을 갚고 경영의 자율성을 되찾는 길임엔 분명하지만, 그과정에서 자칫 그룹의 가치가 훼손되는 험난한 여정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 취임에 앞서 이임식을 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방침과 관련해 "정부가 (민영화의 3대 원칙 중 하나인) 국내 금융산업발전보다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민영화 속도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회장은 "자칫 우리금융이 공중 분해돼 대한민국 금융의 역사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였다"며 "임직원들은 민영화와 관련한 외부의 뜬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회장은 민영화의 속도보다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평가받았으나, 정부는 이 전 회장의 본심이 민영화를 지연시키는 데 있다고 판단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의 압박에 임기를 약 1년 남기고 중도 퇴임했다.

한편, 이 신임 회장은 취임식에서 우리금융의 고질적인 인사 청탁과 줄 대기 관행을 비판하면서 조직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은 정적이고 보수적인 공기업 문화가 오랜 시간 조직에 토착화되면서 그룹의 경쟁력은 땅에 떨어졌고,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우리 조직은 '인사 청탁과 줄 대기가 성행하는 정치적인 조직', '방만하고 비대해진 관료적인 조직'으로 비치고 있다"며 "저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이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직의 결속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인사 청탁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며 "앞으로 인사 청탁은 철저히 배제할 것이며, 인사 청탁자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경영성과 극대화를 위해 계열사별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중복업무를통폐합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전사적인 수익·비용구조 혁신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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