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에 기업가 정신·일본은행 독립성 상실…엔화도 매력 잃을수도
일본 경제가 바로 서려면 정책금리를 0%대로 낮추는 '제로금리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제로금리의 본질과 한계에 관한고찰'이란 보고서에서 "제로금리를 고수한 일본은 기업가 정신을 잃고 중앙은행의독립성을 지키기 어려워졌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 또한 매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0%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 의도와는 다르게 지난 20여년간 디플레이션을 끝끝내 떨치지 못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경제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가 거의 없다"며 "그러나 당국은 이를 인식하면서도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일본경제가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분석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실종된 게 그 예다.
제로금리란 화폐보유의 기회비용이나 저축의 이득이 무시해도 좋을 만큼 적다는의미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며 일본에 미래·새로운 것을 갈망하기보단 현 상태를유지하려는 관성이 생겼단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은 전통적인 굴뚝산업에 안주하고 고위험-고수익의 새로운산업에 투자를 꺼리며 세계적 조류에서 표류하고 좌초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로금리 장기화가 일본은행의 독립성도 위협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로통화가치를 조정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인데 이 능력을 사실상 잃었기 때문이다.
또 엔화가치의 하향 불안정 추세가 이어지며 엔화가 국제통화로서의 매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일본이 추진하던 엔화국제화는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이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면서 명실상부하게 경제대국으로 바로 서려면 제로금리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본의 공장·인력·자본이 국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일본은 이를 한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으로 원만히 환류될 수 있도록 경제협력의 박차를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일본 경제가 바로 서려면 정책금리를 0%대로 낮추는 '제로금리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제로금리의 본질과 한계에 관한고찰'이란 보고서에서 "제로금리를 고수한 일본은 기업가 정신을 잃고 중앙은행의독립성을 지키기 어려워졌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 또한 매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0%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 의도와는 다르게 지난 20여년간 디플레이션을 끝끝내 떨치지 못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경제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가 거의 없다"며 "그러나 당국은 이를 인식하면서도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일본경제가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분석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실종된 게 그 예다.
제로금리란 화폐보유의 기회비용이나 저축의 이득이 무시해도 좋을 만큼 적다는의미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며 일본에 미래·새로운 것을 갈망하기보단 현 상태를유지하려는 관성이 생겼단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은 전통적인 굴뚝산업에 안주하고 고위험-고수익의 새로운산업에 투자를 꺼리며 세계적 조류에서 표류하고 좌초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로금리 장기화가 일본은행의 독립성도 위협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로통화가치를 조정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인데 이 능력을 사실상 잃었기 때문이다.
또 엔화가치의 하향 불안정 추세가 이어지며 엔화가 국제통화로서의 매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일본이 추진하던 엔화국제화는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이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면서 명실상부하게 경제대국으로 바로 서려면 제로금리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본의 공장·인력·자본이 국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일본은 이를 한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으로 원만히 환류될 수 있도록 경제협력의 박차를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