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7일 김병진 전 대림산업[000210] 회장과 배전갑 전 대림코퍼레이션 사장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효성그룹 계열사 '더 클래스 효성'의 2대 주주인 김재훈씨도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워 이 회사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클래스 효성은 외제차메르세데스-벤츠를 수입판매하는 업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김 전 회장과 배 전 사장 등은 대림에서 퇴직한 이후 벤처기업 컨스트넷을 운영하며 2003년 신원이 불분명한 남용아씨와 함께 '쳄빌트 인터내셔널'이란 유령회사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했다.
김 회장은 대림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출신이다. 배 전 사장은 대림엔지니어링 상무와 서울은행 부행장 등을 지냈다.
배씨는 "200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에서 투자사업을 하면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지만 이후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더는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하지 않았다"며 탈세 등 불법은 없었다고 뉴스타파에 해명했다.
대림측은 "두 사람은 모두 2000년에 퇴직했다"며 "이들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와 대림산업은 거래관계는 물론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효성그룹 계열사 '더 클래스 효성'의 2대 주주인 김재훈씨 역시 조세회피처를활용했다.
김씨는 2007년 10월 골드만삭스 싱가포르 지점 중개로 버진아일랜드에 '디베스트 인베스트먼트 그룹'이란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
두 달 뒤인 12월엔 이 회사를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3억원의 투자로 효성그룹 계열사 '더 클래스 효성'의 2대 주주(지분34.15%)가 됐다.
뉴스타파는 그러나 이들의 계약조건이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당시 디베스트파트너스는 더 클래스 효성의 우선주를 취득하며 디베스트 파트너스가 상환을 요구할 경우 2개월 안에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특히, 시중 대출금리보다 높은 9%의 이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게 했다.
뉴스타파는 "당시 더 클래스 효성의 재무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조건은 특혜로 볼 수 있단 게 회계사들의 지적"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더 클래스 효성은 (주)효성이 58.02%, 디베스트 파트너스가 31.54%,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씨가 각각 3.48%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해외사업을 위해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계좌로 자금을 운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사를 통해 국내로 자금을 들여온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효성측은 "김씨의 회사는 효성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더 클래스 효성에 투자한것은 국내에서 적합한 절차·의사결정을 거쳐 순수 국내자금 조달로 이뤄진 투자"라며 "투자조건도 전혀 특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이번 9차 명단이 지난 15일부터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한국인 이름들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뒤 들어온 90여건의 시민제보를 바탕으로 완성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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