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체크카드 덕에 연착륙될까>

입력 2013-08-13 06:01  

정부가 또 한번의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들고 나온 것은 소득공제 한도 축소로 신용카드 사용이 줄고 현금 사용액이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급결제 수단으로 현금 사용이 늘어나면 지하경제 확대와 세수 감소로 이어질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신용카드에서 멀어지는 소비심리 잡아라"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축소로 현금 영수증을 발행하지 않는 현금 거래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앞서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내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재의 15%에서 10%로 낮추되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은 30%를 유지하기로 했다.

소득공제 혜택에 민감한 직장인이라면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으로 눈을 돌리겠지만 현금 사용량이 늘면 그만큼 정부의 '감시망'에 잡히지 않는 거래도 늘게 되고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가능성과 지하경제 확대,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펴낸 '캐시이코노미(cash economy)의 증가, 지하경제 확대의 경고등' 보고서를 통해 지하경제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다.

신용카드가 아닌 화폐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캐시이코노미는 지하경제(underground economy)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화폐 발행 잔액 증가율은 2005∼2008년 5∼6%대를 유지하다 2009년 6월 5만원권이 나오면서 2009년 21.4%까지 치솟았다.

이에 비해 올해 1∼4월 카드(신용·체크·직불·선불카드) 지급결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는데, 이는 2011년 1∼4월에서 2012년 1∼4월 사이증가폭이 6.3%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율과 전체 카드 이용액 증가율이 비슷하게 하락세를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카드에서 멀어지는 소비심리가 그대로 체크카드로 옮겨가고 있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소비심리 둔화라고 보기에는 자금이체 등 다른 지급결제수단의 증가율이 안정적이다"라며 "조세당국의 의도대로 체크카드가 신용카드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신용카드 소득공제만큼 세원 투명화에 구조적이고 결정적인 기여를한 제도는 없다"며 "(체크카드 활성화 등) 미세조정만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의 영향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라고 평가했다.

◇'체크카드 밀어주기'로 고민 깊어지는 카드사들 결국 정부는 핵심은 신용등급 상관없이 1일 300만원 한도로 일률적인 묶인 한도를 신용카드처럼 신용도에 따라 늘려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고액 현금거래를 할 때도 체크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은행의 체크카드 발급 수수료을을 현행 0.2%에서 인하하고 각종 보험료나 등록금, 세금을 체크카드로 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카드 혜택이 줄어드는 대신 체크카드 이용이 그만큼 늘면 좋겠지만 시장은 정부가 가진 최상의 시나리오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며 "여러가지 대책을 통해 체크카드 사용 유인을 만들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나 소비자들이 정부의 바람대로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에 눈을 돌릴지는 미지수다.

우선 카드사들은 정부가 체크카드 사용을 활성화하려는 이유를 이해하면서도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체크카드 사업 확대에 대해 고민히 크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처럼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 기능이 없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소액 신용결제에 따른 적자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한 대형 카드사는 지난해 체크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성화했지만 이 분야에서만 200억원 이상을 까먹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미 가계부채 때문에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밀고' 있어 카드사도 여기에 부응하려고 노력중이다"라며 "그러나 카드사로선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른 카드사의 관계자는 "현재 시장 점유율 경쟁 때문에 체크카드 시장에서도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체크카드가 대세가 되려면 가맹점 수수료율을 신용카드 수준으로 올려야한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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