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모범규준 만들고 금리 비교공시 강화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 체계가 수술대에오른 것은 대출금리 결정 시스템의 투명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금리산정 시스템을 체계화하면 불합리한 가산금리를 적용하기 어려워지고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를 책정할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드사나 캐피탈사 등 관련업계는 대출금리 '합리화'가 금리 인하로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먹거리를 찾기 어려운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 업계의 수익성을떨어트릴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들쑥날쑥 대출금리'에 서민 부담 늘어 1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국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4.11%, 예적금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55%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평균금리는 최고 연 9.82%, 최저 4.59%다.
고객이 지금까지 납입한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다는 면에서 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과 비슷하지만 금리는 연 10%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다.
카드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캐피탈사 신용대출로 넘어가면 평균금리는 1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으로 훌쩍 뛰어버린다.
실제로 카드론 평균금리는 지난해 말 현재 연 15.5%,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22.8%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12개 캐피탈사의 올해 4∼6월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평균금리는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연 23∼25%다.
각 금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신용등급 등 특성이 다르다 보니 평균 대출금리도 다를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금리 결정 과정이 은행보다 체계적이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불합리한 고금리를 부담하는 서민들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2금융권 금융사들은 인터넷 모집 상품에도 모집인 수수료를 붙이거나카드론, 리볼빙 등 비슷한 상품의 업무 원가 차이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신협 등 상호금융 조합도 마찬가지다.
조합별로 대출 가산금리와 감면금리를 적용해주는 기준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투명성과 체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2011년 11월에는 일부 농협 조합에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연동대출 가산금리를 고객 동의 없이 임의로 수정했다가 조합장이 기소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금리가 책정되면 그에 따른 이자는 고스란히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셈이다.
◇제2금융권도 대출금리 '군살 빼기' 결국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학계,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제2금융권 금리체계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출금리 체계 다듬기에 들어갔다.
우선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만들어 체계적인 금리 산정을 투명화하기로 했다.
대출금리를 책정할 때 고려할 사항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하고 가산금리 산출에 쓰일 표준 계산식을 만들거나 자금조달 비용, 대출자 신용도, 업무비용, 적정 이윤 등 가산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표준화하기로 했다.
특히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지금까지는 영업점장이 대출금리를 더 올리거나 내리는 가산·우대금리 사유가 그동안 천차만별이었지만 이를 거래 기간과 규모, 조합원여부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표준화할 계획이다.
고객들이 각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비교공시도 강화한다.
현재 캐피탈사 신용대출금리 등 일부 제2금융권 상품은 비교공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각 금융사별로 신용등급 분류 기준이 다르고 일부 상품만 금리가 공시돼 고객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앞으로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회원등급을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처럼 바꿔 대출금리와 할부금리를 공시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만들면 불필요한 '군살'을 덜어낼 수 있어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익성 우려에 속타는 업계 다만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에 속한 금융사들은 이번 대출금리 모범규준 제정을 사실상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우려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먹거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지면 수익 확보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기 침체로 올해 순익이 반 토막 나게생겼는데 대출 금리 인하는 순익 감소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나름대로 고객의 신용도를 고려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대출금리 산정 체계를 합리화하한다며 대출금리 인하를압박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캐피탈사는 단기 자금 융통에 따라 신용대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또한 이미 약관대출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부담을 얹어주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영업 적자가 심한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먹거리가 없어 부가 업무를 찾고 있는 마당에 대출금리까지 대폭 인하하면 기반이 무너진다"며 "저축은행의 부실한 기반이튼튼해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 체계가 수술대에오른 것은 대출금리 결정 시스템의 투명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금리산정 시스템을 체계화하면 불합리한 가산금리를 적용하기 어려워지고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를 책정할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드사나 캐피탈사 등 관련업계는 대출금리 '합리화'가 금리 인하로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먹거리를 찾기 어려운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 업계의 수익성을떨어트릴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들쑥날쑥 대출금리'에 서민 부담 늘어 1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국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4.11%, 예적금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55%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평균금리는 최고 연 9.82%, 최저 4.59%다.
고객이 지금까지 납입한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다는 면에서 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과 비슷하지만 금리는 연 10%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다.
카드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캐피탈사 신용대출로 넘어가면 평균금리는 1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으로 훌쩍 뛰어버린다.
실제로 카드론 평균금리는 지난해 말 현재 연 15.5%,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22.8%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12개 캐피탈사의 올해 4∼6월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평균금리는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연 23∼25%다.
각 금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신용등급 등 특성이 다르다 보니 평균 대출금리도 다를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금리 결정 과정이 은행보다 체계적이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불합리한 고금리를 부담하는 서민들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2금융권 금융사들은 인터넷 모집 상품에도 모집인 수수료를 붙이거나카드론, 리볼빙 등 비슷한 상품의 업무 원가 차이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신협 등 상호금융 조합도 마찬가지다.
조합별로 대출 가산금리와 감면금리를 적용해주는 기준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투명성과 체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2011년 11월에는 일부 농협 조합에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연동대출 가산금리를 고객 동의 없이 임의로 수정했다가 조합장이 기소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금리가 책정되면 그에 따른 이자는 고스란히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셈이다.
◇제2금융권도 대출금리 '군살 빼기' 결국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학계,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제2금융권 금리체계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출금리 체계 다듬기에 들어갔다.
우선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만들어 체계적인 금리 산정을 투명화하기로 했다.
대출금리를 책정할 때 고려할 사항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하고 가산금리 산출에 쓰일 표준 계산식을 만들거나 자금조달 비용, 대출자 신용도, 업무비용, 적정 이윤 등 가산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표준화하기로 했다.
특히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지금까지는 영업점장이 대출금리를 더 올리거나 내리는 가산·우대금리 사유가 그동안 천차만별이었지만 이를 거래 기간과 규모, 조합원여부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표준화할 계획이다.
고객들이 각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비교공시도 강화한다.
현재 캐피탈사 신용대출금리 등 일부 제2금융권 상품은 비교공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만 각 금융사별로 신용등급 분류 기준이 다르고 일부 상품만 금리가 공시돼 고객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앞으로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회원등급을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처럼 바꿔 대출금리와 할부금리를 공시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을 만들면 불필요한 '군살'을 덜어낼 수 있어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익성 우려에 속타는 업계 다만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에 속한 금융사들은 이번 대출금리 모범규준 제정을 사실상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받아들이며 우려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먹거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지면 수익 확보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기 침체로 올해 순익이 반 토막 나게생겼는데 대출 금리 인하는 순익 감소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나름대로 고객의 신용도를 고려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대출금리 산정 체계를 합리화하한다며 대출금리 인하를압박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캐피탈사는 단기 자금 융통에 따라 신용대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또한 이미 약관대출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부담을 얹어주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영업 적자가 심한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먹거리가 없어 부가 업무를 찾고 있는 마당에 대출금리까지 대폭 인하하면 기반이 무너진다"며 "저축은행의 부실한 기반이튼튼해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