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곳 증자·후순위채 발행…자본규제 강화 대비 목적
은행과 보험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증자와 후순위채권 발행 등 자본을 확충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규제 강화로 내년부터 시장에서 자본금을 끌어모으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 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는 데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은행·보험업계에 따르면 5개 시중은행과 10개 보험사가 지난 6월 이후 증자 또는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달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 2천억원, 외환은행이 3천억원, 농협은행이 5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금을 늘렸다. 농협은행은 하반기 중 5천억원의 증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5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외화표시 후순위채로 연말까지 2억달러(약 2천억원)를 더 모을 방침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외화 후순위채 발행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외화 후순위채는 처음인 것 같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주로 지급여력비율(RBC)이 낮아진 곳을 중심으로 증자와 후순위채발행에 나섰다. RBC가 낮을수록 보험금을 내줄 형편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6월 기준 RBC가 155.9%로 금감원의 권고 기준(150% 이상) 가까이 하락한 KB생명보험은 지난 7월 1천800억원을 증자해 한숨을 돌렸다.
RBC가 154.6%와 165.7%로 업계 최저 수준인 우리아비바생명보험과 LIG손해보험[002550]은 각각 올해 안에 700억원과 3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 자본을 확충할 방침이다.
현대라이프(600억원), 흥국생명보험(2천억원), KDB생명보험(1천억원)도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농협생명보험(700억원)과 한화손해보험[000370](1천600억원)은 증자했다.
현대하이카와 롯데손해보험[000400]은 올해 안에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금감원은 전망했다.
은행과 보험사가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서는 직접적인 이유는 규제 강화에 대비해서다.
은행은 올해 12월부터 '질 좋은 자본'을 더 확보토록 하는 '바젤Ⅲ' 규제가 적용된다. 자본이 튼튼해야 위기에도 은행이 버텨 예금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바젤Ⅲ 도입으로 보통주자본이 적은 은행은 BIS 비율이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가뜩이나 기업부실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BIS 비율이 하락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바젤Ⅲ가 도입되면 후순위채는 위기 때 주식전환이나 상각 조건이 붙어야 해 사실상 발행이 어려워진다"며 은행들이 서두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후순위채는 해마다 발행금액의 10%씩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이상적인 자본 확충 방안은 아니다.
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은 내년에 후순위채 2조9천억원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돌려막아야 하는 데다 증자 부담과 지분구조 변화를 의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험사의 경우 은행보다 더 절박한 처지에서 자본을 늘리고 있다. 자칫 고객의보험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게 될 수 있는 보험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사에 대한 당국의 자본 규제도 한층 엄해진다. 금감원은 올해 생명·장기보험의 RBC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최근 자동차·일반보험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유승우 동부증권[016610] 연구위원은 "은행과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물량을시장이 감당하는 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조달 비용이 상승할 우려는 남았다"고 말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은행과 보험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증자와 후순위채권 발행 등 자본을 확충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규제 강화로 내년부터 시장에서 자본금을 끌어모으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 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는 데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은행·보험업계에 따르면 5개 시중은행과 10개 보험사가 지난 6월 이후 증자 또는 후순위채를 발행했거나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달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 2천억원, 외환은행이 3천억원, 농협은행이 5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금을 늘렸다. 농협은행은 하반기 중 5천억원의 증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5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외화표시 후순위채로 연말까지 2억달러(약 2천억원)를 더 모을 방침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외화 후순위채 발행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외화 후순위채는 처음인 것 같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주로 지급여력비율(RBC)이 낮아진 곳을 중심으로 증자와 후순위채발행에 나섰다. RBC가 낮을수록 보험금을 내줄 형편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6월 기준 RBC가 155.9%로 금감원의 권고 기준(150% 이상) 가까이 하락한 KB생명보험은 지난 7월 1천800억원을 증자해 한숨을 돌렸다.
RBC가 154.6%와 165.7%로 업계 최저 수준인 우리아비바생명보험과 LIG손해보험[002550]은 각각 올해 안에 700억원과 3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 자본을 확충할 방침이다.
현대라이프(600억원), 흥국생명보험(2천억원), KDB생명보험(1천억원)도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농협생명보험(700억원)과 한화손해보험[000370](1천600억원)은 증자했다.
현대하이카와 롯데손해보험[000400]은 올해 안에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할 것이라고 금감원은 전망했다.
은행과 보험사가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서는 직접적인 이유는 규제 강화에 대비해서다.
은행은 올해 12월부터 '질 좋은 자본'을 더 확보토록 하는 '바젤Ⅲ' 규제가 적용된다. 자본이 튼튼해야 위기에도 은행이 버텨 예금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다.
바젤Ⅲ 도입으로 보통주자본이 적은 은행은 BIS 비율이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가뜩이나 기업부실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BIS 비율이 하락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바젤Ⅲ가 도입되면 후순위채는 위기 때 주식전환이나 상각 조건이 붙어야 해 사실상 발행이 어려워진다"며 은행들이 서두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후순위채는 해마다 발행금액의 10%씩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이상적인 자본 확충 방안은 아니다.
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은 내년에 후순위채 2조9천억원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돌려막아야 하는 데다 증자 부담과 지분구조 변화를 의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험사의 경우 은행보다 더 절박한 처지에서 자본을 늘리고 있다. 자칫 고객의보험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게 될 수 있는 보험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사에 대한 당국의 자본 규제도 한층 엄해진다. 금감원은 올해 생명·장기보험의 RBC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최근 자동차·일반보험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유승우 동부증권[016610] 연구위원은 "은행과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물량을시장이 감당하는 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조달 비용이 상승할 우려는 남았다"고 말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