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외자로 절상된 환율, 투기자본 부를 수도"(종합)

<<저물가 등 의사록 내용 추가>>9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회의 의사록 공개

지난 9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계속된외자유입이 투기자본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은이 공개한 9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의 상황 전개가 원화절상 기대심리를 자극하며 환차익을 겨냥한 투기적인 외국자금의 추가 유입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외국 자본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으로몰리며 원화환율은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 이렇게 원화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이를 노린 투기자본이 한국에 계속해 들어온다.

이는 원화가치를 더 높이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또 투기자본이 한국을 빠져나가는 순간 환율은 곤두박질 치고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이 금통위원은 "과다한 가계부채, 저조한 기업수익성 등 국내 경제의 취약요인을 감안할 때 외화유출입 급변에 대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사전에 철저히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되며 원화가치가 오르는 상황에서 일본의 양적완화 지속으로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근심을 내비쳤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외자로 절상된 원화가치가 국내 펀더멘털과 괴리되며 외자유출입으로부터 국내 경제를 보호하던 역할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통위에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상반된 의견도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고 있다"며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돼도 한국은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금통위원은 "큰 폭의 자금유출은 없겠지만 특정 투자기관의 집중리스크와 국내경제의 장기 성장에 대한 투자자의 확신 부족이 부각되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저물가 상황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짧은 논의만 이뤄졌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8%로 14년 만에 최저치인 상태다.

한 금통위원은 "저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며 "물가변동이중앙은행의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연간 물가상승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낮아지고 중기 물가안정목표 범위(2.5~3.5%)의 하한선을 장기간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저물가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금통위는 7명 금통위원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연 2.50%)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