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미분양 대출'…금감원 강력 제동

입력 2013-10-03 06:01  

애프터리빙 허점 투성이…상반기만 8천억·5천세대금감원, 은행에 집단 중도금대출 '해피콜' 의무화

최근 건설사들이 대거 뛰어든 미분양아파트 촉진 마케팅에 대해 금감원이 강력히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일단 살아본 뒤 나중에 구매를 결정하면 된다는 건설사의 유혹에 넘어가 거액을날릴 우려가 있는 서민이 5천여 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에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 자제를 요청한 데이어 '해피콜' 제도를 의무화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애프터리빙', '신나는 전세', '프리리빙'등 미분양 아파트 관련 집단 중도금 대출 피해가 향후 심각해질 우려가 있어 최근은행을 대상으로 집단 중도금 대출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 충분한 설명 없이 중도금 대출이 이뤄진 사례가 많다는판단 아래 상담원이 전화로 고객에게 대출 상품을 자세히 고지하는 '해피콜'을 시행하라고 지도했다.

애프터리빙과 관련해 문제점이 드러난 일부 은행은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건설사들이 집중적으로 도입한 애프터리빙의 대출 규모는 올 상반기에만 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구 수로 따지면 5천여 세대로 추산된다.

하반기 들어 미분양 촉진 열풍이 거세지면서 애프터리빙 규모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집단 중도금 대출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 우려가 있어 금융사들이 고객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했다"면서 "고객 공지 의무를 소홀히 하다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사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애프터리빙은 부동산 경기 불황이 심해지자 건설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놓은 미분양아파트 해소책이다. 입주자가 분양가의 10% 정도를 계약금으로 내고 3년간전세를 산 뒤 잔금을 치르면 분양을 받고 이를 거부하면 중도금과 계약금을 건설사가 게약자에게 돌려주는 조건이다.

그러나 이 기간에 건설사가 부도를 내면 계약자는 돈을 한 푼도 못 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나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애프터리빙 관련 민원이 접수됐으나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미분양 주택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천119가구로 2개월 연속 늘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을 방치할 경우 '부동산판 제2의 동양사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선제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이미 정부 부처에 관련민원이 제기돼 있고 인터넷 카페에도 건설사의 중도 해지 거부 등 피해 사례가 올라오고 있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애프터리빙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사전에알려 불의의 피해자를 막고자 선제적으로 조치했다"면서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고치는 사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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