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韓경제 위험요인으로 부상>

입력 2013-10-28 06:03  

회복세를 보이던 한국 경제가 원화 강세의 복병을 만났다.

원화 가치의 절상은 경상수지가 1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해온데다 국내 증권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까지 몰려들면서 달러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신흥국과의 차별화 원인인 한국 경제의 탄탄한 기초 체력이 도리어 위협요인을 불러온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가 애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빚어진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 현상이 원화 강세를 한층 더 자극했다.

문제는 원화 가치 절상의 여파다.

예전보다는 수출경쟁력의 환율 요인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원화 강세는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거나 최소한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을 중심으로 긴 경기 침체의 터널을 겨우 빠져나오려던 한국 경제가수출마저 흔들리는 상황이 오면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경기 회복세의 변수로 투자활성화 관련 102개 법안의 입법화와 함께 환율을 꼽으면서 "변수 두가지로 인해 회복세가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은 1.9%로, 수출 기여도가 1.3% 포인트였고 내수 기여도는 0.6% 포인트에 그쳤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정 원·달러 환율은 1,150원, 원·엔 환율은100엔당 1,290원대로 생각한다"며 "이미 이보다 100원가량 더 떨어진 만큼 많은 기업이 손익 분기점을 맞추기 어렵고 6개월 정도의 시차를 고려해도 내년 중반에는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에 연중 최저를 기록한 지난 2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 명의의 구두 개입에 나서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한 데에는 이런 우려가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동 구두 개입은 5년 만에 처음이다.

외환당국은 현재의 외환시장은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흑자형 불황'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늘지 않아 통화가치 절상 압력이 만성화하면서 수출과 수입 규모가 모두 줄고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수입구조를 보면 에너지, 설비투자 등을 제외하고 전체의 10% 정도만이 가계 소비 등 원화 강세로 수입을 많이 늘릴 수있는 부분이지만 가계는 소비 여력이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물가 측면에서는 원화 강세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이 너무오래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는 0.8% 오르는 데 그쳐 상승률이 14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투기성 단기자금 등의 급격한 유출입에 대한 대응으로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를 강화하고 외환보유고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입을 모으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형 토빈세 논의 자체도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최근 원화 강세가 환차익을 노려 유출되는 자본 때문에 증권시장이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준은 아니지만 신규 자본의 유입을 억제하는 압력은 될 것으로 보면서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장의 순매수를 기록하다가 25일순매수 41일만에 '팔자'로 돌아서 2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