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환율하락 지속된다…대책 세워야"

입력 2013-10-28 06:03  

전문가들은 28일 한 목소리로 최근의 원·달러환율 하락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원화 가치 절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거시건전성 3종세트(선물환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조치를 보강하고 한국형토빈세 도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한국 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주식 자금의 급작스런 유출 가능성에도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현재의 환율 상황은 우려스럽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 수준이 확실하다. 당분간은 주요국 통화, 특히신흥국 통화 중에서는 가장 강한 절상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 수출 경쟁력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이미 자동차, 전자 주식은 반응이 오고 있다.

'흑자형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아 원화 절상 압력이 오면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나면서 절상 압력이 수그러드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학적 개념이다.

하지만 한국의 실상은 원화가 절상돼도 수입이 많이 늘어날 여지가 적다. 한국수입의 60%가 에너지 등 변동이 많은 부분이고, 20%가 기업의 설비투자, 나머지가가계가 줄이고 늘릴 수 있는 수입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이 나도 수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원화 절상 압력은 해소되지 않은 채 만성화할 수 있다.

환율인 달러당 1,000원 아래로 떨어져도 수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경상수지 흑자 폭은 유지되고 통화 절상 압력은 계속돼 전체적인 수출입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당국은 급격한 자금 유출입에 대비하고 외환보유고를 확충해야 한다. 통화스와프도 늘려야 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경상수지 흑자가 많고 주식시장에 투기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많아 환율이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달러당 1,040원대까지 떨어지면서토빈세 얘기가 나왔다. 토빈세 도입을 강력하게 검토하자 시장에 상당히 충격을 줘연초에 경상수지 흑자가 조금 주춤하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토빈세 얘기를 꺼내지는 못할 것이다. 당분간은 환율이 더 내려간다고봐야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미국 시장에서는 금리가 오르고 한국에 들어온 돈이 빠지면서 방향이 바뀔 것이다. 양적완화가 언제, 어떤 강도로 시작될지는불확실하다.

환율 하락이 수출에는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에는올해보다 수출이 어려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긴 안목에서 외환보유고 가동성을 높여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수출을 줄여 경상수지 흑자를 줄일 수도 없고 토빈세도 반대가 많아 정부도 뾰족한 수가 없을 수 있다.

내년 들어서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대폭 줄어들 것 같다. 환율 영향도 있겠지만무엇보다 중국 등 세계 경제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그러면 환율 하락 요인도같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외자 유입을 막을 특별한 수단이 없어 지금같은 속도는 아니더라도 연말까지 환율 하락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달러당 1,020∼1,030원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국의 수출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원·달러는 달러당 1,150원, 원·엔은 100엔당 1,290원 정도가 적정 환율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기업의 손익분기점환율을 넘어서고 있다. 6개월 정도 시차가 있으니 내년 중반쯤부터는 타격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아 문제인데,여기서 더 떨어질 수 있다.

한국에 들어온 외화자금 중에는 환차익을 노린 투기 성격도 있을 것이다. 수익이 보장되면 나갈 단기자금이 대부분이다. 내년에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작돼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급작스럽게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Ɖ종 세트' 등을 준비 중이지만 미흡하다. 주식시장은 관리가 안되고 있다. 주식시장에 자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봐야 한다.

국회에 법안이 올라가 있지만 국회의원들이 신경을 안 쓰는 것이 문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연말까지 원화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하고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좋은데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니 원화 가치가 절상될 수밖에 없다. 미국 달러도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거시건전성 3종세트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절상되면 환차익을 보려고 들어오는 자금이 있을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까지 고려해 한국형 토빈세 논의를 띄워놓는 것 자체가 투기세력에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최근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한 것처럼 원화 가치 절상 속도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물가가 높으면 환율 하락이 긍정적이지만 물가가 낮아서 걱정이다. 경기가 회복되려고 하는데 원화 절상으로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하면 치고 나가는 데 있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외국인 자금 단기 유출 가능성도 있다. 투기자금 세력이 '이 정도면 앞으로 환율이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하면 들어올 이유가 없고 미리 들어온 자금이 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런 부분을 정부는 세밀히 해야 한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의 주식을 사는 힘이 워낙 강하다. 너무 속도가 빠르고 규모가 커서 걱정스럽다. 한국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 때문에 들어왔다고 하기에는방향이 너무 일방적이다.

연말까지 달러당 1,050원 아래로 갈 수도 있다. 계속 1,050원을 밑돌면 문제이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많아 어떻게 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동안 환율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가가 올라서얻을 수 있는 이익과 함께 원화 절상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그런 우려가 있으면 환율이 내려가는 힘만큼 받치는 힘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연말까지 달러당 1,050원, 내년에는 달러당 1,000원을 향해 계속 하락할 것이다.

일단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 외화예금잔액 증가, 외국인투자자의 원화자산매입등 하락 압력이 여전히 크지만 당국이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본다. 하락 추세를 돌리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금융위기 이후 종가 기준으로 깨진 적 없는 1,050원을 지키려고 할 것이다.

11∼12월은 계절적으로 경상흑자가 줄어들기도 한다. 외국인의 원화자산 매입도환율 부담에 줄어들 수 있다.

내년에도 안정적인 경상 흑자가 지속할 것인 만큼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연중 달러당 1,000원을 위협할 것이다. 원화가 준(準)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으면서 외국인의 주식자금이 빠져나가도 채권자금이 유입되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 연말까지는 1,050원선을 지지할 것이다. 연저점은 이미 돌파했지만, 2011년 장중 최저치(1,048.9원)를 앞두고 지지력이 강화될 것이다.

연말로 갈수록 원유수입 등 계절적 요인 등으로 경상흑자 기대는 둔화한다. 11월 말 중국의 당대회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 속도는 둔화될 것이다.

내년 초에는 테이퍼링, 엔화 환율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환율이 잠시 반등할 수있다. 그러나 테이퍼링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진다면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집중해 갈수록 환율은 다시 하락, 하반기에 달러당 1천원에 근접할것으로 본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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