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前 금감원장 "한국 경제에 먹구름 몰려온다"(종합)

입력 2013-11-12 10:08  

<<제목 및 부제목 변경, 표현 일부 수정.>>"증세 없는 복지 없다"…"임대주택 정책, 월세에 집중해야"저서 「성공하는 경제」 발간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물러난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고민을 담아 책으로 펴냈다.

권 전 원장은 12일 자신의 책 「성공하는 경제」(도서출판 프리뷰)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70가지 현안과 과제를 정리했다. 이 책은 오는 15일부터 시중에서 판매된다.

그는 책머리에서 "선진국 문턱에 선 한국 경제에 과거에 보지 못했던 먹구름이몰려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본문에선 "위기 불감증에 빠져 위기인 줄 모르고 있다"고 걱정했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인 권 전 원장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33년간 공직에 몸을 담았다. 이 때문인지 책 대부분은 관료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제점 진단과 정부 정책에 대한 조언으로 채워졌다.

그는 먼저 부동산 문제를 거론했다.

권 전 원장은 "인구구조 변화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한 정부와 주택건설업체의 판단 미숙도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를 초래하는 데 한몫했다"면서 "공급자 중심의주택정책이 미분양 아파트 양산과 전세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난을 두고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은 취약계층인 월세 가구에 맞춰져야함에도 현실은 오히려 전세에만 집중돼 있다"며 은행들이 내놓은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시리즈와 전세 위주의 공공임대주택을 예로 들었다.

정부의 세금 정책에 대해서도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권 전 원장은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세금 무서운 줄 알자"며 섣부른 추진으로 무산됐던 소주세율 인상을 예로 들어 "정책 당국자에게는 급할수록 돌아가는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고 단언하면서 "무상복지라는 달콤한 이름으로 국민에게 무임승차 의식을 조장하거나 허황한 환상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세수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지하경제 양성화도 필요하지만 노출된 세원에 대한과세 정상화에도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주택 임대사업자 과세 강화, 상업용 빌딩 임대소득 과세, 도심 빌딩의 과표 재점검 등을 주문했다.

권 전 원장은 오랜 관료생활에서 가진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내 정치권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정책의 무게 중심이 국회로 상당 부분 이동해 있다"며 "최근 경제민주화나 지하경제 양성화 관련 입법 추진 과정을 지켜보면 정부의 무력감은 여실히드러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날로 비대해지는 국회의 권한에 비해 입법 활동을 주도하는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전문성은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실패의 책임 소재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눈치 빠른 일부 부처나 공무원은 법령 제·개정이 필요한 경우 정부입법보다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하는가 하면, 야당이나 영향력 있는 일부 의원의 반대로 입법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 아예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보신주의 처세술마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지난 2011~2012년 '저축은행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돼 '금융강도원'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은 시절에 대한 소회와 억울함도 일부 눈에 띄었다.

그는 사태 초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금감원을 '질책성 방문'한 것을 두고 "대통령 방문은 많은 후유증을 낳았다"며 "차라리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강력한 주문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적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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