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회장 김승유' 때리기에 하나금융 부글부글>

입력 2013-12-03 11:04  

하나금융그룹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승유전 회장을 상대로 쏟아지는 의혹과 비난 여론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김 전 회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추측속에 계열사인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연일 김 전 회장을 맹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 중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마친다. 검사대상에는 하나은행의 미술품 구매와 관련한 내용도 포함됐다.

하나은행이 4천여점의 미술품을 임직원 출신이 관계자로 있는 회사를 통해 샀는데, 구매 자금이 김 전 회장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김 전 회장이 2년 간 하나금융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4억~5억원씩 고문료를 받아 챙기는 게 적절한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는 거의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거액을 받는다는 논란이 일자 김 전 회장은 최근 고문직에서 물러날 뜻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고문 계약은 어차피 내년 초에 종료된다"고설명했다.

김 전 회장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가 지난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받은 특별퇴직금 35억원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회장 재직 시절 자회사인 하나캐피탈이 영업정지 위기의 미래저축은행 증자에참여토록 해 막대한 손실을 냈다는 의혹도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세간에서 제기된 문제는 모두 들여다보고 있지만, 아직 결과가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 김 전 회장이 징계 대상에 오르는 게아닌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김 전 회장이 지난 정부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통했던 만큼 최근의 '김승유 때리기'가 'MB맨 걷어내기' 차원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런 와중에 외환은행 노조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면서 금융당국에 진정서를 내고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뜩이나 예민해진 하나금융을 자극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노조위원장에 도전하는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오는 17일 선거를 앞두고 김 전 회장을 지렛대 삼아 강성 노선을 과시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의 시련을 두고 하나금융과 김 전 회장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B 정부 말기에 스스로 물러나 '처신을 잘 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여전히그는 하나금융에서 '왕(王) 회장'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 고위층에는 김 전 회장의 측근으로 통했던 인물들이 포진하고있으며, 김 전 회장은 하나금융의 인사 때마다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 골프대회 '하나·외환챔피언십'에 김 전 회장이 나타나자 행사 관계자들이 늘어서 '왕 회장'으로 모셨다는 일화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신한금융의 라응찬 전 회장처럼 '막후 경영'을해온 것은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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