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한국은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이후 이뤄진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잠재성장률 제고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선진국 진영과 테이퍼링 시기를 조정하려는 신흥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 위기 후 구조개혁 필요성 강조 다만 22일과 23일 이틀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한국의 목소리는 기본적으로 선진국 진영에 좀 더 가까웠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의 테이퍼링 시행 이후 각국의 펀더멘털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차별화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잠재 성장률을높이려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한국은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지만 전방위적인 구조 개혁을 위해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해 신흥국으로부터 부러움을, 선진국으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한국이 G20 회의를 기다려서 발표하는 것인지 G20이 한국 발표에 맞춰 회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한국은 이슈를 선점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는 3개년 계획은 G20차원에서 추진 중인 '성장 전략'과일맥상통하고 위기 상황에서 급한 불을 끈 선진국 진영이 점차 위기 관리에서 성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과 시점도 유사하다.
3개년 계획은 종합적인 성장전략과 연계돼 11월 G20 정상회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G20은 이번 코뮤니케에서 금융 불안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building resilience)을 높이고자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G20 전체 GDP를 향후 5년 동안 현 성장 추세 대비 2% 이상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종합적 성장전략'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 테이퍼링 국제 공조 요청 미국의 테이퍼링에 대한 신흥국의 문제 제기라는 측면에서도 한국은 상당한 발언권을 행사했다.
현 부총리는 미국의 테이퍼링이 신흥국 등 글로벌 영향을 고려해 질서정연하게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흥국이 세계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신흥국 경제 불안이 선진국의 회복을 막는 역(逆) 파급효과(reverse spillover effect)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라가르드 IMF 총재를 비롯해 인도등 신흥국 진영에서는 역 파급효과가 테이퍼링 공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주요 논거로 활용됐다.
미국이 테이퍼링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민감하게(sensitive) 보고 있으며 세계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깊이 고려해(very considerable) 금융시장에 충격(surprise)을 주지 않도록 명확하게 소통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것도 결국 신흥국진영의 이런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G20은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은 신중히 조정(carefully calibrated)하고 명확히 소통(clearly communicated)하며 지속적인 정보의 교환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하기로 합의했다.
통화정책 정상화는 물가안정 전망과 경제성장 추이를 봐가며 적절한 시기(in due course)에 이뤄져야 한다고 합의했다.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돼야 하고 테이퍼링을 포함한 통화정책은 질서정연한 방식으로 정상화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기존 G20회의에서 나온 메시지보다 다소 강한 톤이다.
◇세계경제 시나리오 분석 제기해 관철 세계경제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한시나리오 분석(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한국이 처음으로 제기해 관철시켰다.
IMF가 경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 분석과 정책 공조 방안을만들면 4월 G20 회의에서 이를 토대로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 주도 의제인 IMF와 지역금융안전망(RFAs)간 사전 협력 등 대응수단도 마련하기로 했다.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은 여러 측면에서 입증됐다.
현 부총리는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7~8명씩 소그룹으로 이뤄진 21일 'G20·B20라운드 테이블'에서 의장국인 호주 재무장관과 중국 재무장관, 유럽중앙은행(ECB)총재, 영란은행 총재와 함께 헤드테이블에서 토론했다.
이날 자리 배치는 G20에서 한국의 역할 등을 감안해 호주 정부가 직접 한 것이다.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현 부총리의 특성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현 부총리는 이번 회의 기간에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및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일본이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제 회복 지속이 어렵다고 쓴소리를하기로 했다.
그는 당분간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럴 경우 한국 경제에미칠 영향이 커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독일·영국·호주 재무장관들은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후 촉발된 시장 불안 상황에서 한국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한국이 마련한 구조개혁 방안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회의를 마친 현 부총리는 "G20의 성장전략은 한국의 3개년 계획과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 개혁에 좀 더 매진해야 할시점"이라고 말했다.
spee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이후 이뤄진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잠재성장률 제고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선진국 진영과 테이퍼링 시기를 조정하려는 신흥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 위기 후 구조개혁 필요성 강조 다만 22일과 23일 이틀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한국의 목소리는 기본적으로 선진국 진영에 좀 더 가까웠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의 테이퍼링 시행 이후 각국의 펀더멘털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차별화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잠재 성장률을높이려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한국은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하지만 전방위적인 구조 개혁을 위해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해 신흥국으로부터 부러움을, 선진국으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는 한국이 G20 회의를 기다려서 발표하는 것인지 G20이 한국 발표에 맞춰 회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한국은 이슈를 선점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는 3개년 계획은 G20차원에서 추진 중인 '성장 전략'과일맥상통하고 위기 상황에서 급한 불을 끈 선진국 진영이 점차 위기 관리에서 성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과 시점도 유사하다.
3개년 계획은 종합적인 성장전략과 연계돼 11월 G20 정상회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G20은 이번 코뮤니케에서 금융 불안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building resilience)을 높이고자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G20 전체 GDP를 향후 5년 동안 현 성장 추세 대비 2% 이상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종합적 성장전략'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 테이퍼링 국제 공조 요청 미국의 테이퍼링에 대한 신흥국의 문제 제기라는 측면에서도 한국은 상당한 발언권을 행사했다.
현 부총리는 미국의 테이퍼링이 신흥국 등 글로벌 영향을 고려해 질서정연하게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흥국이 세계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신흥국 경제 불안이 선진국의 회복을 막는 역(逆) 파급효과(reverse spillover effect)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라가르드 IMF 총재를 비롯해 인도등 신흥국 진영에서는 역 파급효과가 테이퍼링 공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주요 논거로 활용됐다.
미국이 테이퍼링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민감하게(sensitive) 보고 있으며 세계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깊이 고려해(very considerable) 금융시장에 충격(surprise)을 주지 않도록 명확하게 소통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것도 결국 신흥국진영의 이런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G20은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은 신중히 조정(carefully calibrated)하고 명확히 소통(clearly communicated)하며 지속적인 정보의 교환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하기로 합의했다.
통화정책 정상화는 물가안정 전망과 경제성장 추이를 봐가며 적절한 시기(in due course)에 이뤄져야 한다고 합의했다.
선진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돼야 하고 테이퍼링을 포함한 통화정책은 질서정연한 방식으로 정상화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기존 G20회의에서 나온 메시지보다 다소 강한 톤이다.
◇세계경제 시나리오 분석 제기해 관철 세계경제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한시나리오 분석(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한국이 처음으로 제기해 관철시켰다.
IMF가 경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시나리오 분석과 정책 공조 방안을만들면 4월 G20 회의에서 이를 토대로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 주도 의제인 IMF와 지역금융안전망(RFAs)간 사전 협력 등 대응수단도 마련하기로 했다.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은 여러 측면에서 입증됐다.
현 부총리는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7~8명씩 소그룹으로 이뤄진 21일 'G20·B20라운드 테이블'에서 의장국인 호주 재무장관과 중국 재무장관, 유럽중앙은행(ECB)총재, 영란은행 총재와 함께 헤드테이블에서 토론했다.
이날 자리 배치는 G20에서 한국의 역할 등을 감안해 호주 정부가 직접 한 것이다.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현 부총리의 특성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현 부총리는 이번 회의 기간에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및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일본이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제 회복 지속이 어렵다고 쓴소리를하기로 했다.
그는 당분간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럴 경우 한국 경제에미칠 영향이 커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독일·영국·호주 재무장관들은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후 촉발된 시장 불안 상황에서 한국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한국이 마련한 구조개혁 방안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회의를 마친 현 부총리는 "G20의 성장전략은 한국의 3개년 계획과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 개혁에 좀 더 매진해야 할시점"이라고 말했다.
spee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