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장기저축예금 지난해 감소…단기예금은 급증

입력 2014-03-17 12:00  

전문가 "저금리·대안투자처 부족으로 자금 단기부동화"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장기저축성예금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결제 및 단기저축성 예금은 급증했다.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가계의 여유 자금은 3조원 이상 늘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년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지난해 운용한 장기저축성 예금(만기 1년 이상)은 -2조4천억원으로 2012년(17조5천억원)보다 20조원가량 급감했다.

예금 운용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신규보다 해지가 많았다는 뜻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장기저축성 예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통계 작성 방식이 현재처럼 바뀐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비해 결제 및 단기저축성 예금은 50조5천억원으로 전년(15조5천억원)보다35조원 급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 금리가 낮고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09년처럼 자금이 단기부동화 경향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별 자금 과부족(자금운용-자금조달) 상황을 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87조원으로 2012년(83조4천억원)보다 3조6천억원 늘었다.

차입이 늘어나면서 자금조달 규모(60조2천억원)가 9조원 커졌지만 단기저축성예금을 중심으로 자금운용 규모(147조2천억원)가 12조6천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가계의 소비 증가세가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한은 측은 분석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경우 자금조달 규모(111조3천억원)가 전년보다 25조원 줄고자금운용 규모(71조6천억원)는 4조9천억원 줄어 자금부족 규모가 전년보다 감소(59조8천억원→39조7천억원)했다.

이는 설비투자가 다소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금조달 방법 가운데는 은행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을 통한 간접금융이 41조1천억원으로 2012년보다 22조1천억원 늘어났다.

이에 비해 회사채 등 직접금융 조달은 지난해 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영향 등으로 1년 사이 18조8천억원(70조2천억원→51조4천억원) 줄었다.

일반정부는 세수 부진으로 자금잉여 규모가 전년(23조2천억원)보다 줄어든 16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국외의 자금부족 규모는 2012년(57조4천억원)보다 확대된 79조3천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금융법인(한은 제외)이 국내 비금융부문(비금융법인기업·가계 및 비영리단체·일반정부)에 공급한 자금(161조원)은 전년보다 6천억원 줄었고, 금융법인이 국내 비금융부문에서 조달한 자금(166조9천억원)은 20조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전년 말보다 5.1% 증가한 1경2천248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은 1.45배로 전년 말(1.44)보다 소폭 상승했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도 2.14배에서2.16배로 소폭 상승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 상승은흑자율이 높아진 것이지만 이는 소비를 줄여 미래를 대비하려는 심리가 확산된 데따른 것이어서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evan@yna.co.kr,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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