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흐름, 자산가격 대응 등에 대한 답변 내용 추가.>>
이주열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현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필요는 없으며 정부의 열석발언권(금통위에 참석해 의견을밝힐 수 있는 권리)은 경제상황이 긴박한 경우에만 행사해야 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후보자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는 후보자의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담고 있다.
서면 답변서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한은 총재의 가장 큰 덕목은 ▲ 경제 흐름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현실성 높은 정책을 만드는 업무수행능력,그리고 신뢰다.
-- 금융안정을 위한 5대 핵심과제를 꼽는다면.
▲ ① 가계부채의 연착륙 유도 ②외부충격에 대한 금융시스템 복원력 강화 ③섀도우 뱅킹에 대한 점검 강화 ④ 인구 고령화 등 경제구조 변화에 대비 ⑤ 거시건전성 정책체계 구축 등이다.
--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중립성이란.
▲ 한국은행법에 따라 통화신용정책이 외부의 간섭없이 자율적으로 수립·집행되도록 중앙은행이 정치·정부·시장 등과 적정한 거리를 두고 이들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도 정부 등과 적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한다.
-- 통화신용정책의 원칙은 ▲ 통화정책 성패의 관건은 시장과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이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속한 대로 행동하는 언행일치 전통'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본다.
-- 정부와의 정책공조에 대한 의견은.
▲ 통화정책과 정부의 경제정책은 각기 고유한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가운데서도 가급적 전체적인 정책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조화롭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실행 시기 등은 다소 상이할 수 있다고 본다.
-- 금융안정을 위한 정부 등 여러 기관간 협의 채널 필요성은 ▲ 금융안정 책무를 갖고 있는 기관들이 모여 금융현안에 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을 조율할 협의체를 법적 기구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협의체가 만들어질 경우 동 기구 내에서 다른 기관과 협력을 강화하되, 이 과정에서한은의 독립성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열석 발언권에 대한 생각은 ▲ 한은법에 보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예외적 상황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해석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해야 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긴박한 경우에만 행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 매파나 비둘기파로 구분되는 데 대한 의견은 ▲ 통화정책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성향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결국 매냐 비둘기냐에 대한시장의 평가는 당시의 금융·경제 상황에 크게 좌우된다고 할 것이다.
-- 현재의 금리수준을 평가한다면.
▲ 경제의 회복세 지속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도의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 미국의 출구전략과 맞물려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 만약 미 연준의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외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연준의 정책변화에 따른 영향은 물론 경기, 물가 등 경제의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고려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 디플레이션 우려는.
▲ 아직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최근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수요부진에 일부 기인하지만 국제 유가의 하향안정, 국내 농산물가격의 이례적인 하락 등 공급 측면의 하락 압력이 주된 요인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어떻게 판단하나.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이 하락하였다가 최근 들어 선진국 경기 회복세강화, 내수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축소, 자본축적 부진, 서비스업 생산성 정체 등으로 잠재성장률 자체가 저하되면서 앞으로 위기 이전 5~6%대의 성장을 달성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향후 1∼3년 세계경제의 흐름은 어떻게 보나.
▲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회복되면서 성장률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에서 성장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구조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데다여타 신흥국도 불균형 성장에 따른 중장기적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음에 비추어, 단기간에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고성장세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판단된다.
-- 올해 소비, 투자에 대한 의견은.
▲ 지난해에 비해 소비 등 내수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계부채 부담등으로 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웃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업심리 개선 등으로 지난해의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 향후 물가 동향을 어떻게 예상하나.
▲ 향후 1~2년중 소비자물가는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가격 등 공급측면의 하방압력이 축소되면서 오름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잠재성장률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도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요인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변동에 따라 국내물가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 거시 건전성 감독 관련 한은의 권한 강화 필요성은.
▲ 세계적 추세를 반영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시스템적 리스크 요인에 효과적으로대응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해야 하지 않나.
▲ 다소 회의적이다.
-- 가계부채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어려우므로 장기적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가계소득을 늘려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 이내에서 안정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과 가계간 소득분배구조 개선,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균형성장 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대출구조를 개선해 가계의부담을 줄여 주고 금리상승 위험에도 대비토록 해야 할 것이다.
-- 가계부채 1천조 돌파가 한은의 금리정책 실패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에 대한의견은.
▲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는 판단하에 2010.7월 첫 번째로 금리를 인상했고 그 후 2011.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여 그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를 놓고 보면 금리인상의 시기나 조정폭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다 하겠으나 당시의경기, 물가, 금융.외환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 과다채무가구와 다중채무자의 현황은 파악되나.
▲ 가계금융·복지조사(2013년)를 활용해 추정한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 30%이상 과다채무가구는 전체 가구의 16.1%, DSR 40% 이상은 11.1%다. 신용평가회사(NICE) 자료를 기초로 2013년말 현재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 부채가 있는 채무자)의 수는 325만명, 대출 금액은 312.8조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자산가격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이 바람직한가.
▲ 부동산 등 자산가격 변동만을 고려하여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반대로 자산 버블에 대한 통화정책적 대응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 자산가격도 물가, 성장, 고용 등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 결정시고려해야 할 중요한 경제변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미국 테이퍼링의 영향은 어떻게 보나.
▲ 미국의 경기회복을 전제로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발생할 위험은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 미국 테이퍼링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는.
▲ 기조에 큰 변화가 없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될 가능성은 낮은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등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국고채 매입 등 적극적인 공개시장조작을 통해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외환보유액의 현 수준은 어떻게 보나.
▲ 경상수지 흑자 등 우리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부족하지는 않은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 한국의 주택가격 수준에 대한 견해는.
▲ 주택매수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은 경제주체들이 아직도주택가격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최근에도 서울의 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13.81배로 도쿄(7.99배), 뉴욕(7.52배) 등 주요 도시에 비해 높다.
-- 미국과 통화 스와프 체결할 필요는 없나.
▲ 미 달러화 통화 스와프를 추가로 체결하는 것이 시급하지는 않다.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미 달러화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이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가능성도 높다.
-- 외국처럼 플라스틱 재질의 은행권을 도입할 필요성은 없나.
▲ 우리나라의 경우 플라스틱 은행권의 장점인 화폐 내구성 및 위조방지 효과는크지 않은 반면 화폐 제조비용만 늘어날 우려가 있어 현재로서는 플라스틱 은행권도입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은.
▲ 필요성이 충분히 수긍되지만 시행시 부작용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할 경우 현 화폐의 강제 환수,화폐교환 제한 및 예금동결 등 비상조치가 수반되므로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상당한 논란과 비용이 불가피한 화폐단위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 원화의 국제화에 대한 의견은.
▲ 원화국제화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미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는 등 다양한 편익을 누릴 수 있겠지만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거시경제정책의 독자성 상실 가능성 등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신용정책인 금융중개지원대출(옛 총액한도대출)에 대한 생각은.
▲ 발권력을 활용한 제도라는 점에서 지원 필요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아베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 아베노믹스의 원래 의도대로 일본 경제가 근본적인 체질전환을 통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엔저의 한국 경제에 대한 파급 영향에 대한 우려는.
▲ 지난해까지는 엔화 약세가 우리 수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었으나향후 엔화 약세 기조가 더욱 심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는 다른양상으로 전개될 소지가 있다. 즉, 일본 기업들이 그간의 수익증대를 바탕으로 투자확대, 신제품 개발, 제품 단가 인하 등 새로운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더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 성장과 경제 민주화의 양립에 대한 견해는.
▲ 소득불균형 심화는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복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주택금융공사 추가 출자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 중앙은행의 발권력은 정부의 조세수입과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활용할 때에는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정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 유념하여 금통위가 합리적으로판단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한은 조직이 경직적이라는 비판에 대한 생각은.
▲ 중앙은행 특유의 보수성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앞으로 조직이 유연하게 운영되고 역동성을 갖출 수 있도록 조직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한부분을 보완하겠다.
-- 앞으로 조직 개편에 대한 생각은.
▲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조직에 큰 충격을 주는 조치는 바람직하지않다고 생각한다. 조직 개편이나 인사 문제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여 조직안정을 도모하겠다.
-- 후보자가 생각하는 한은의 문제점은.
▲ 중앙은행에 대한 요구와 기대는 높아지는데 정책수단이 제한돼 있는 것이 큰과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정책수단을 확충할 수 있을지 고민하도록 하겠다.
-- 조직 순혈주의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중앙은행 업무의 특수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무가 확대되면서 외부 전문인력이 필요한 분야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다양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
-- 존경하는 사람을 꼽는다면.
▲ 고 김수환 추기경을 존경한다. 평생동안 자기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자세는 특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 로버트 쉴러 교수의 “새로운 금융시대(Finance and the Good Society)”다.
-- 2012년 퇴직이후 최근까지 재산이 3억5천453만원 증가한 사유는.
▲ 한국은행 퇴직금(1.3억원), 한국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및 연세대학교 급여(3.0억원), 딸의 급여(1.0억원), 연금소득, 이자소득 등에 주로 기인한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이주열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현 상황에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필요는 없으며 정부의 열석발언권(금통위에 참석해 의견을밝힐 수 있는 권리)은 경제상황이 긴박한 경우에만 행사해야 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후보자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는 후보자의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담고 있다.
서면 답변서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한은 총재의 가장 큰 덕목은 ▲ 경제 흐름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현실성 높은 정책을 만드는 업무수행능력,그리고 신뢰다.
-- 금융안정을 위한 5대 핵심과제를 꼽는다면.
▲ ① 가계부채의 연착륙 유도 ②외부충격에 대한 금융시스템 복원력 강화 ③섀도우 뱅킹에 대한 점검 강화 ④ 인구 고령화 등 경제구조 변화에 대비 ⑤ 거시건전성 정책체계 구축 등이다.
--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중립성이란.
▲ 한국은행법에 따라 통화신용정책이 외부의 간섭없이 자율적으로 수립·집행되도록 중앙은행이 정치·정부·시장 등과 적정한 거리를 두고 이들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도 정부 등과 적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한다.
-- 통화신용정책의 원칙은 ▲ 통화정책 성패의 관건은 시장과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이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속한 대로 행동하는 언행일치 전통'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본다.
-- 정부와의 정책공조에 대한 의견은.
▲ 통화정책과 정부의 경제정책은 각기 고유한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가운데서도 가급적 전체적인 정책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조화롭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실행 시기 등은 다소 상이할 수 있다고 본다.
-- 금융안정을 위한 정부 등 여러 기관간 협의 채널 필요성은 ▲ 금융안정 책무를 갖고 있는 기관들이 모여 금융현안에 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을 조율할 협의체를 법적 기구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협의체가 만들어질 경우 동 기구 내에서 다른 기관과 협력을 강화하되, 이 과정에서한은의 독립성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열석 발언권에 대한 생각은 ▲ 한은법에 보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예외적 상황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해석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해야 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긴박한 경우에만 행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 매파나 비둘기파로 구분되는 데 대한 의견은 ▲ 통화정책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성향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결국 매냐 비둘기냐에 대한시장의 평가는 당시의 금융·경제 상황에 크게 좌우된다고 할 것이다.
-- 현재의 금리수준을 평가한다면.
▲ 경제의 회복세 지속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도의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 미국의 출구전략과 맞물려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 만약 미 연준의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외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연준의 정책변화에 따른 영향은 물론 경기, 물가 등 경제의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고려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 디플레이션 우려는.
▲ 아직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최근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수요부진에 일부 기인하지만 국제 유가의 하향안정, 국내 농산물가격의 이례적인 하락 등 공급 측면의 하락 압력이 주된 요인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어떻게 판단하나.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이 하락하였다가 최근 들어 선진국 경기 회복세강화, 내수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축소, 자본축적 부진, 서비스업 생산성 정체 등으로 잠재성장률 자체가 저하되면서 앞으로 위기 이전 5~6%대의 성장을 달성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향후 1∼3년 세계경제의 흐름은 어떻게 보나.
▲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회복되면서 성장률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에서 성장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구조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데다여타 신흥국도 불균형 성장에 따른 중장기적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음에 비추어, 단기간에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고성장세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판단된다.
-- 올해 소비, 투자에 대한 의견은.
▲ 지난해에 비해 소비 등 내수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계부채 부담등으로 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웃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업심리 개선 등으로 지난해의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 향후 물가 동향을 어떻게 예상하나.
▲ 향후 1~2년중 소비자물가는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가격 등 공급측면의 하방압력이 축소되면서 오름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잠재성장률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도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요인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변동에 따라 국내물가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 거시 건전성 감독 관련 한은의 권한 강화 필요성은.
▲ 세계적 추세를 반영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시스템적 리스크 요인에 효과적으로대응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해야 하지 않나.
▲ 다소 회의적이다.
-- 가계부채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어려우므로 장기적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가계소득을 늘려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 이내에서 안정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과 가계간 소득분배구조 개선,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균형성장 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대출구조를 개선해 가계의부담을 줄여 주고 금리상승 위험에도 대비토록 해야 할 것이다.
-- 가계부채 1천조 돌파가 한은의 금리정책 실패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에 대한의견은.
▲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는 판단하에 2010.7월 첫 번째로 금리를 인상했고 그 후 2011.6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여 그런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를 놓고 보면 금리인상의 시기나 조정폭에 있어 미흡한 점이 있다 하겠으나 당시의경기, 물가, 금융.외환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 과다채무가구와 다중채무자의 현황은 파악되나.
▲ 가계금융·복지조사(2013년)를 활용해 추정한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 30%이상 과다채무가구는 전체 가구의 16.1%, DSR 40% 이상은 11.1%다. 신용평가회사(NICE) 자료를 기초로 2013년말 현재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 부채가 있는 채무자)의 수는 325만명, 대출 금액은 312.8조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자산가격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이 바람직한가.
▲ 부동산 등 자산가격 변동만을 고려하여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반대로 자산 버블에 대한 통화정책적 대응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 자산가격도 물가, 성장, 고용 등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 결정시고려해야 할 중요한 경제변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미국 테이퍼링의 영향은 어떻게 보나.
▲ 미국의 경기회복을 전제로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발생할 위험은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 미국 테이퍼링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는.
▲ 기조에 큰 변화가 없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될 가능성은 낮은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등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국고채 매입 등 적극적인 공개시장조작을 통해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외환보유액의 현 수준은 어떻게 보나.
▲ 경상수지 흑자 등 우리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부족하지는 않은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 한국의 주택가격 수준에 대한 견해는.
▲ 주택매수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은 경제주체들이 아직도주택가격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최근에도 서울의 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13.81배로 도쿄(7.99배), 뉴욕(7.52배) 등 주요 도시에 비해 높다.
-- 미국과 통화 스와프 체결할 필요는 없나.
▲ 미 달러화 통화 스와프를 추가로 체결하는 것이 시급하지는 않다.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미 달러화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이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가능성도 높다.
-- 외국처럼 플라스틱 재질의 은행권을 도입할 필요성은 없나.
▲ 우리나라의 경우 플라스틱 은행권의 장점인 화폐 내구성 및 위조방지 효과는크지 않은 반면 화폐 제조비용만 늘어날 우려가 있어 현재로서는 플라스틱 은행권도입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은.
▲ 필요성이 충분히 수긍되지만 시행시 부작용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할 경우 현 화폐의 강제 환수,화폐교환 제한 및 예금동결 등 비상조치가 수반되므로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상당한 논란과 비용이 불가피한 화폐단위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 원화의 국제화에 대한 의견은.
▲ 원화국제화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미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는 등 다양한 편익을 누릴 수 있겠지만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거시경제정책의 독자성 상실 가능성 등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신용정책인 금융중개지원대출(옛 총액한도대출)에 대한 생각은.
▲ 발권력을 활용한 제도라는 점에서 지원 필요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아베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 아베노믹스의 원래 의도대로 일본 경제가 근본적인 체질전환을 통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엔저의 한국 경제에 대한 파급 영향에 대한 우려는.
▲ 지난해까지는 엔화 약세가 우리 수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었으나향후 엔화 약세 기조가 더욱 심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는 다른양상으로 전개될 소지가 있다. 즉, 일본 기업들이 그간의 수익증대를 바탕으로 투자확대, 신제품 개발, 제품 단가 인하 등 새로운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더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 성장과 경제 민주화의 양립에 대한 견해는.
▲ 소득불균형 심화는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복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주택금융공사 추가 출자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 중앙은행의 발권력은 정부의 조세수입과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활용할 때에는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정도,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 유념하여 금통위가 합리적으로판단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한은 조직이 경직적이라는 비판에 대한 생각은.
▲ 중앙은행 특유의 보수성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앞으로 조직이 유연하게 운영되고 역동성을 갖출 수 있도록 조직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한부분을 보완하겠다.
-- 앞으로 조직 개편에 대한 생각은.
▲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조직에 큰 충격을 주는 조치는 바람직하지않다고 생각한다. 조직 개편이나 인사 문제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여 조직안정을 도모하겠다.
-- 후보자가 생각하는 한은의 문제점은.
▲ 중앙은행에 대한 요구와 기대는 높아지는데 정책수단이 제한돼 있는 것이 큰과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정책수단을 확충할 수 있을지 고민하도록 하겠다.
-- 조직 순혈주의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중앙은행 업무의 특수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무가 확대되면서 외부 전문인력이 필요한 분야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다양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
-- 존경하는 사람을 꼽는다면.
▲ 고 김수환 추기경을 존경한다. 평생동안 자기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자세는 특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 로버트 쉴러 교수의 “새로운 금융시대(Finance and the Good Society)”다.
-- 2012년 퇴직이후 최근까지 재산이 3억5천453만원 증가한 사유는.
▲ 한국은행 퇴직금(1.3억원), 한국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및 연세대학교 급여(3.0억원), 딸의 급여(1.0억원), 연금소득, 이자소득 등에 주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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