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도 원전부품 입찰담합…공정위 적발

입력 2014-04-09 12:00  

냉각순환 기자재 짬짜미한 4개사 제재

대형 업체의 원전 케이블 입찰 담합이 드러난데 이어 중소업체들도 원전부품 납품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소 기자재 업체 4곳이 원전 냉각·순환계통 기자재의 입찰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밝혀내 시정명령과 함께 2억8천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대상 업체는 강진중공업, 대동피아이, 유성산업, 한국미크로 등 4곳으로, 모두연 매출액이 40억원 미만인 중소업체들이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강진중공업은 법인을 고발하기로 했다.

케이블 입찰 담합과 비교해 납품액은 작지만 담합수법은 대형업체 못지않았다.

강진중공업은 2010∼2011년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총 예정가격 79억원 상당의냉각·순환계통 기자재 구매입찰 4건에서 대동피아이를 들러리로 세워 4건 모두낙찰받았다.

단 2개사만이 참여한 입찰에서 들러리인 대동피아이가 매번 예정가격을 넘기는가격을 써낸 바람에 예정가격 대비 낙찰금액 비율은 99.56%까지 치솟았다.

강진중공업은 입찰자격이 안 되는 대동피아이가 성능자격검증을 통과할 수 있도록 자신이 용역을 의뢰한 연구결과 보고서를 대신 제출해주기도 했다.

2011년 한수원이 발주한 냉각·순환설비 부품 구매입찰에서는 담합 탓에 한수원이 구매예산을 무려 57%나 증액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수원은 당시 가장 낮은 금액을 써낸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최저가격 입찰제를 실시하면서 최저 투찰액이 예정가격 범위를 벗어날 경우 최종 3차까지 가격을써내도록 했다.

입찰에 참여한 강진중공업과 유성산업, 한국미크로 등 3개 업체는 3차 모두 예정가격이 넘는 금액을 의도적으로 써내 입찰을 2회나 유찰되게 했다.

한수원은 구매예산을 6억8천700만원에서 10억8천만원으로 57%나 증액해 재입찰에 들어갔고, 강진중공업이 결국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강진중공업이 한수원에 납품한 기자재는 고리 2∼4호기에 쓰이는 순환펌프 정비용 자재, 이차기기 냉각해수펌프, 베어링 등이다. 고도의 정밀기기는 아니더라도 모두 원전의 냉각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기자재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강진중공업에 과징금 2억1천900만원을 부과키로 했다.

입찰 들러리를 선 업체들에 대해서는 600만∼5천200만원의 과징금이 매겨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자력 기자재 입찰시장은 입찰 참가자격이 한수원 등록업체로 한정되다 보니 담합에 가담할 유인이 높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원전 케이블 입찰을 담합한 LS[006260] 등 8개사에 과징금 총 63억5천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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