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통일 관련 경제분석 전담부서 신설할 것"

입력 2014-04-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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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방향성 충분히 시그널 주겠다""한은법 개정은 사회적 합의 필요…향후 경제전망 정부-한은 갭 줄일 필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 내에 통일과 관련한 화폐 및 경제통합 문제를 연구하는 전담부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이 총재는 12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통일 문제와 관련해 중앙은행도 해야 할 역할이 크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독일 통일 사례를 언급하며 "독일도 화폐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지만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며 "화폐통합과 관련해 정치의 개입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경제적 측면에서의 비용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통일 당시 정치적 합의에 따라 동·서 화폐의 가치를 1대 1로 교환토록했지만 이후 엄청난 경제적 후폭풍에 시달려야 했다.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 탓에 경쟁력을 상실한 동독 기업들이 무더기로 도산했고서독은 천문학적인 재정을 동독 지역에 쏟아부어야 했다.

이 총재는 "한은 내에서 통일 관련 연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전담부서는 따로 없었다"며 "화폐통합을 비롯해 통일과 관련한 다양한 경제 이슈 연구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할 때 방향성에 대한 시그널을 시장에 충분히 주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이 예측을 못한 상황에서 우리가 금리를 깜짝 조정하면 경제주체들이 앞을 내다보고 의사결정 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어느정도 시장에서 예측하게 해야 그들이 1개월, 2개월, 6개월 등의 기간을 내다보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물가목표를 내세우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지킬테니 모든 경제주체들이 이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라는 뜻이다"라며 "이를 예상 못하게 하면 경제활동에 지장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론과 더불어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예상도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는 "정책금리가 오를지 내릴지 모르겠다고 하면 그건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구체적인 조정 시기는 단언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시장에서 방향은 짐작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은이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이유도 시장이 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하기위해서다"라며 "지금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는 적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하는 뜻으로풀이된다.

올해 4분기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한은 조사국 전망으로는 경기회복세가 금년에는 스테디하게(일정하게) 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시지표로 보는 회복세는 완만한데 체감이 문제"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이 총재를 '매파'(물가안정 중시 성향)로 본다는 질문에는 "물가안정이 기본이라고 얘기하면 매파 본성을 드러냈다고 하고 취임사에서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하더라"며 명확한 답을 피했다.

중앙은행의 역할 확대와 검사권 부여 등 한은법 개정 문제에 관해서는 사회적합의가 선행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여건이 바뀜에 따라 한은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며"한은의 목표를 물가안정 단수로 두느냐 아니면 복수로 두느냐 등의 문제는 한은이독자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컨센서스가 이뤄지면 한은의 목표규정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다만 물가관리와 관련해 우리 경제구조나 여건을 충분히 논의하고 중앙은행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에 관한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법 개정 문제는 그동안 소모전으로 치달았던 경우가 많았다"며 "검사권 문제 등은 오히려 지엽적인 사항이고 큰 틀에서 조정이 이뤄지면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의 정책공조에 관해서는 "거시정책이 엇박자가 나면 재정정책도 어렵고통화정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그러나 정책을 하다 보면 어느 한 쪽이 먼저 나설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공조보다 더 기본이 되는 사항은 경제상황 대한 인식과 전망과관련해 갭(gap, 차이)을 줄이는 것"이라며 "지금은 갭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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