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원·엔 환율 800원되면 기업 수익성 0.35%P↓"

입력 2014-04-30 12:00  

기업 수익성·은행 자본적정성 영향 '제한적'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 선까지 떨어지더라도 한국 수출기업이 받을 악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원·엔 환율 하락이 기업수익성과 은행 자본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이렇게 분석됐다고 밝혔다.

우선 원·달러 환율 변동 없이 원·엔 환율만 100엔당 1,000원, 900원, 800원이 되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국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말보다 각각 0.14%포인트와 0.24%포인트, 0.35%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제조·판매와 직접 관계가 없는 영업외손익을 빼고, 순수한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0.1%포인트 줄어든다는 것은 1천원어치를 팔아 버는 돈이 1원 줄어든다는 뜻이다.

원·엔 환율이 800원이 될 경우의 영향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수출 비중이 높은전기전자 부문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0.79%포인트, 기계와 수송장비 부문이 각각 0.

60%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적으로 기업들이 받을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 측은 그 이유에 대해 "수입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수출감소에 따른 이익감소 효과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도율 상승으로 인한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폭도 3가지 경우에 각각 0.02%포인트와 0.04%포인트, 0.07%포인트에 머물렀다.

한은 측은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 증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는 있지만 엔저에 의한 한국 금융시스템의 잠재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은 금리 상승과 수익성 하락을불러와 기업부문의 취약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이 19% 하락하고 금리(국내 금리와 미국채 금리 간 장기 균형관계를 바탕으로 추정)가 1.1%포인트 높아질 경우 2013년 17.4%였던 위험기업 비중은 20.5%로높아져 금융위기 수준(22.5%)에 근접하게 된다.

위험기업은 이자보상비율과 유동성비율이 동시에 100%를 밑돌아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기업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위험기업의 빚인 위험부채는 28.0%까지 상승할 것으로보인다.

한은 측은 "위험기업과 위험부채 비중이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기업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이므로 예상치 못한 대내외 충격으로 이런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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