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대표 "세월호 이후 내맘도 까맣게 타들어가"

입력 2014-05-29 13:56  

부총리 주재 간담회서 세월호 피해업종 호소 쏟아져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분들과 감히 비교할수 없으나 제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관광·숙박·공연·유통 등 세월호 참사 여파로 타격을 받은 피해업종 중소업체들이 29일 서울 남대문 새마을금고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열린 간담회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36년간 여행업에 종사했다는 이충숙 센타투어 대표는 "국내 여행은 수요가 적은1∼3월 비수기와 4∼6월 최성수기 구분이 뚜렷한데, 세월호 참사 이후 4∼6월 3개월간의 예약자 2천400명, 금액으로는 25억원 가량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족 같은 직원 30여명을 차마 감원할 수 없어 최근 4억5천만원 아파트를 급매로 처분했고 버스 2대도 매각했으며 스트레스로 병원도 다니고 있다"며울먹였다.

그는 이어 "전국에 1만3천여개 정도의 중소여행사가 있고 우리 회사는 그래도 100위권 정도에 드는 나름 기반이 안정된 회사인데, 우리가 이렇게 힘든 상황이면 나머지 여행사들은 몰락한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 여행업체들의 주 수익원인 수학여행과 공무원 연수 등을 활성화해달라고 촉구했다.

최경규 경주 켄싱턴리조트 총지배인도 숙박업계의 어려움을 전하며 정부나 공공기관이 연수와 워크숍 등의 물꼬를 터 민간에도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의견을 밝혔다.

최 지배인은 "경주 불국사 맞은편에는 31개 업체가 몰려 숙박촌을 형성하고 있는데, 전부 수학여행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라며 "이번 참사 후 교육부의 수학여행 금지 발표 후 예약을 취소한 학교가 479개, 인원으론 6만9천명, 총 50억원 손실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업체들은 모두 객실 50개 이하의 중소업체로, 관광사업체에 속하지 않아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 융자 혜택도 못 받는 사각지대 업체들"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공연업계 관계자들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손상원 한국공연예술프로듀서협회장은 "공연장이 160여개 모여있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면, 4∼6월이 공연이 가장 잘 되는 시기이고 겨우내 준비해서 좋은공연을 많이 올리는 때인데. 안타까운 사고로 관객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학생 단체 관람은 40만∼50만명 정도 취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기업 단체관람과 일반 관람객도 모두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국 문예회관등 공공 예술 공연도 거의 모두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Lim-AMC 서정림 대표는 "공연이나 축제, 문화행사를 하면 무대에 오르는 예술가뿐 아니라 음향 장비, 조명, 홍보물, 장소 준비 등 많은 업체가 연계된다"며 "일당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도 많아 보이지 않는 생활고를 겪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연업계 관계자들은 공공 공연예술행사 재개와 공연예술업계 지원, 문화행사를통한 국민 희망 분위기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대문시장 상인회장과 정부청사 인근 식당 주인, 농수산물·의류 판매 소상공인 등도 간담회에 참석해 한목소리로 "장사가 안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오석 부총리는 "오늘 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며"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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