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제효과 아직 미약…"16강 오르면 추경 효력">

입력 2014-06-19 06:01  

유통·요식·식음료업계 울상 속 반전 기대

서울 중구 명동의A호프집 사장 김모(55·여)씨는 월드컵축구대회 얘기가 나오자 '관심 없다'는 반응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줄어든 저녁 손님이 월드컵을 계기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평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4년전 񟭊 남아공 월드컵' 때는 400만원이었던 하루 매출이 700만원까지 껑충 뛰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로) 분위기도 안 뜨고 시간대도안 맞아 재미를 못 본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45)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년 이맘때 하루 평균 90∼95마리의 치킨을 팔았는데, 월드컵이 개막한 지난 13일 이후 매출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와 월드컵 모두 우리 가게 장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않았다"며 "혹시나 해서 식자재를 더 들여놓았는데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특수'가 뚜렷하게 예년만 못하다.

가전업계나 길거리 응원전이 펼쳐진 주변 편의점 정도만 매출 효과를 누릴 뿐유통업계, 식음료 업계, 광고업계, 숙박업계 전반이 울상이다.

이마트[139480]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준비한 응원용품과 축구용품은 판매 증가폭이 20~30% 증가에 그쳤다. 남아공월드컵 대회전 3만장이 팔린 이마트의 응원티셔츠 판매량(5월30일~6월12일)은 겨우 7천장 정도다. 대형마트의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마케팅을 자제한 탓도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번 달 닭고기(육계) 1kg당 산지 가격이 전년보다 9∼21% 낮은 1천400∼1천600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육가공업체들이 월드컵특수를 기대하고 출하량을 늘렸지만 수요가 기대에 못미쳐 공급과잉이나타나리라는 우려가 반영돼 있다.

맥주업계는 여름 성수기에 월드컵 개막이라는 호재가 겹쳤음에도 "현재까지 특수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비맥주는 "6월이면 비수기보다 통상 20~30%의 판매량이 증가하는데 월드컵개막 이후 판매변화가 미미하다"고 귀띔했다.

그나마 TV업계는 UHD(초고해상도) TV 출시의 덕을 봤다. 할인행사와 다양한 판촉활동 덕에 업체별로 판매가 20~40%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지난 1∼16일 55인치 이상 대형TV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1% 증가했다.

월드컵 특수가 실종된 것은 세월호 참사와 경기시간이 새벽에 몰렸기 때문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 부실장은 "이번 월드컵은 세월호참사로 민간 소비심리가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열려 소비효과가 이전 월드컵만 못할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월호 여파로 사회 분위기상 들떠 있기 어려운데다 경기가 1시 이후 새벽 시간대에 열리다 보니 응원문화가 시들하다"고 설명했다.

치킨집을 하는 박씨도 "누가 아침부터 치킨을 시켜먹겠느냐"고 볼멘소리다.

월드컵에 즈음해 경제효과 등에 관한 보고서를 냈던 민간경제연구소는 올해 보고서 발간계획을 접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했을 때 민간소비지출 증가에 따른생산유발 효과를 8천634억원, 국가브랜드 홍보 효과 9천억원을 예상했던 현대경제연구원도 마찬가지다.

연구원측은 "보고서를 낼 계획이 없다"며 "2010년과 달리 월드컵이 경제에 특별히 영향 미칠만한 게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한국팀의 성적이다. 18일 러시아와 1-1로 비긴 한국이 이후 경기에서 선전해 16강에 진출하면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임 부실장은 "한국이 16강, 8강에 진출하는 등 상당히 선전하면 추경 정도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소비 심리'가 중요한데 성적이 좋다면 소비심리를끌어올리는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 연구위원도 "개막직전 열린 평가전에서 대표팀에 실망했던 국민의 분위기가러시아전을 계기로 달라지고 있다"며 "16강에 진출하면 요식업 중심으로 긍정적인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는 한국팀 선전에 따라 마케팅을 확대할 움직임이다. 내수침체에 골머리를 앓는 정부도 이를 기대하는 눈치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k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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