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당분간 원화 강세 이어진다"

입력 2014-07-02 14:55  

2일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원화 강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은 수출 기업 수익성 악화와 국내 관광 부진 등에 따른 내수타격 등을 고려해 상황을 주시하며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경상수지 흑자 폭이 너무 크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많아서 원화가 강세를보이고 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 흑자는 하반기에 더 커질 것이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경우 미국 양적완화가 올해 안에 종료된다고 해도 금리 인상시점이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전망되고 있어 수익성 높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으로 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환율은 하락 추세가 지속할 것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 기업 수출경쟁력이 타격이 올 것이다. 제품 경쟁력이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격으로 손해를 봐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 수출 자체도줄어들 것 같다.

또 국내 관광 등이 위축되면서 내수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일본 관광객이 점차 줄어드는 것처럼 외국에서 유입되는 관광객이 줄고, 국내에서도 해외로 관광 많이 나가다보면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급변동할 만한 계기가 있었던 것이 아닌데도 오늘처럼 외환시장에서 한 방향으로 쏠림 현상이 있을 때에는 당국이 미세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 장중 지지력이 약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1,010원 선이 깨졌다. 당국의 구두개입이 있었지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수준이라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주식 매수세나 무역수지 흑자 기조,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바뀌지 않으면 하향 압력이 계속될 것이다.

다만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1,000원을 앞두게 되면 경계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 글로벌 제조업 지수가 좋은 가운데 미국 제조업 지수는 부진해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기에 안성맞춤인 상황이었다.

환율 하락세에 당국 개입이 강하게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통화 강세 폭에 비해 원화 강세 폭이 좁은 상황이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힘에 부쳐서 1,010원선이 깨진거다.

당국 개입 경계감으로 오늘은 1,010원선이 지켜질 것 같다. 그러나 지금 같은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5원 단위로 심리적 지지선이 계속해서 내려갈 것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수석이코노미스트 현재 환율 하락세는 국내 경상수지 흑자 때문이다. 상반기에 달러 강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파 등으로 미국의 성장률이 좋지 않았고, 금리 영향도 있어 달러약세 환경이 된 것이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상황이 됐다.

최근에는 ECB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로 약세, 달러 강세로 봤는데 통화 정책 기대가 없다고 하니 약달러 압력이 생기는 것이 더욱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이 원화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경상 흑자는 상당히 날 것 같아 원화 절상 압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 정세가 괜찮아지고 통화정책 정상화 논란 등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생겨 속도 면에서는 상반기와는 다를 것이라고 본다.

원·달러 환율은 연내에 일시적으로 세자릿수에 진입할 수 있겠지만, 기조적으로 1,000원선이 깨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당분간 원화 강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다.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세계경기 회복기이지만 물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 대기업은 환율 영향이 해외진출 등으로 충격이 어느 정도 흡수되지만 문제는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이다.

한국이 아직은 저축이나 경상 흑자가 늘고 있지만, 일본처럼 통화 강세가 이어지면 기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제조업이 취약해지는 현상이 올 수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일시적일 수 있다. 산업의 경쟁력 등 중장기적인 상황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를 감안해 환율이 안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본다. 경상흑자가 괜찮은 수준이라고 원화 강세도 괜찮다는 시각은 맞지 않다. 적절한 해외 투자전략이나 금융완화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대비에 나서야 한다.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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