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업계 "종합관리계좌, 재형저축 실패 교훈삼아야"

입력 2014-07-10 14:00  

보험·카드 "기대 못미쳐"…자산운용 "NCR 폐지 환영"

금융위원회가 10일 발표한 규제개혁 방안을 금융권은 대체로 반겼다.

다만, 개혁안이 좀 더 구체화돼야 한다는 주문과 더불어 업무 규제 완화와 동전의 양면인 소비자 보호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험과 신용카드 부문의 규제 개혁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많았다. 자산운용 업계는 '대못'으로 여기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철폐를 환영했다.

◇종합관리계좌, 재형저축·소장펀드 대안 될까 업계가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은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다. 예·적금, 펀드, 연금, 보험 등의 '따로따로' 방식이 상품 간 자유로운 자금 이동을 강조한 종합관리계좌로 합쳐지는 건 새로운 시도다.

금융위가 "서민과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돕는다"고 도입 취지를 밝힌 것처럼 종합관리계좌는 기존의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연금저축 등의 대안으로 제시된 상품이다.

그러나 종합관리계좌가 '관치(官治) 상품의 실패'라는 비난을 받은 재형저축과소장펀드의 대안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이날 그린 윤곽에 더 상세한 내용을 채워야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는 "7년간 목돈이 묶이고 중도환매에 세제혜택을주지 않는 재형저축과 소장펀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세제를 관장하는 기획재정부와 협의점을 찾지 않는 한 금융위도 쉽게 답할수 없는 부분이다. 아울러 획일적인 가입 소득자격 제한도 연령대별 차등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업계는 조언했다.

종합관리계좌와 함께 '통섭(統攝)' 모델로 제시된 복합점포에 대해서도 기대와우려가 갈렸다.

한 은행 개인자산관리(PB) 담당자는 "기존에는 은행 PB와 증권 PB가 함께 고객을 대하지 못했다"며 "이번 대책은 고객중심을 지향하는 성격이며,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제약을 줄이고 금융지주사의 계열사간 협업에 긍정적"이라고 호평했다.

이와 달리 다른 시중은행을 찾은 고객 고모(32·여)씨는 "지금도 펀드나 보험은은행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다"며 "금융상품에 밝지 못한 고객이 은행에서 가입하면원금이 보장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펀드·파생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보험·카드 "핵심 빠졌다"…자산운용 "NCR 철폐 환영" 보험과 카드업계는 이날 발표된 규제 개혁안에 '핵심'이 빠져 만족스럽지 않다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업계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 온 NCR 규제 철폐가 확정돼 반색했다.

보험업계는 보험료 규제 완화나 보험료 산출 시 사용하는 예정이율 통제 완화등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는 획기적인 내용을 찾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며"보험업계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인 보험 경쟁·혁신 촉진 방안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도 부수업무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업 주부와 외국인에 대한 발급 규제 완화 정도만 눈에 띈다"며 "외국에서 신종 결제 수단이 한국에 속속 들어오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데우리는 포지티브 규제에 묶여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투업의 인가 체계 개편 등 규제 완화를 대체로 반겼다. 특히자산운용 분야에서 'NCR 족쇄'가 사라지는 것에 의미를 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NCR 규제 때문에 해외 투자 금액이 위험액으로 잡혀그동안 자금이 묶여 있었던 면이 있었다"며 "규제 완화로 운용사가 자기 돈으로 해외 회사를 인수하거나 부동산을 투자하는데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NCR 규제 철폐에 따른 혜택이 운용사마다 다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자본 규모 자체가 크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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