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견제·중국 러브콜 속 한국 AIIB 참여 여부 검토 중
중국이 미국 주도 세계 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도전장을 내밀면서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6차 브릭스(BRICS)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회원국과 함께 '신개발은행(NDB)' 설립에 최종 서명할 계획이다.
NDB는 회원국 5개국이 초기 자본금으로 각각 100억달러씩 500억 달러를 조성한뒤 앞으로 7년 안에 자본금을 1천억 달러로 확대할 예정이다.
NDB는 중국판 'IMF(국제통화기금' 혹은 'WB(세계은행)'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의입김이 세다. 중국이 주도하는 이 개발은행은 앞으로 세를 불려 미국 주도의 IMF와WB에 대항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바야흐로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내미는 모양새다. 중국은 아시아권에서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견제의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시아 개발도상국 인프라 구축을 위한 AIIB 설립을 제안한 뒤 본격적으로 AIIB 설립 추진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국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아시아 지역 본격 진출과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 상승 등 중국 주도 AIIB 창립 회원국으로서 누릴 수 있는 이득과, 동맹국인 미국의 견제 움직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7월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설, 기술, 자금, 경험 등 인프라 관련 분야에서 우위가 있는 한국이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하기를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고, 박 대통령은 "중국의 AIIB 설립 구상이 역내 경제 개발과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시도로 생각한다"며 협의를 진행하고 참여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국가 20여곳 등이 AIIB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의 AIIB 설립 움직임에 대해 견제에 나서는 분위기다.
시드니 사일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AIIB가 WB나 ADB(아시아개발은행)가 가지고 있는 높은 기준의 지배구조와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조달 측면을 현시점에서 이행할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한국이 AIIB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미국 국무부도 AIIB가 "분명히 넘어야할 문턱(Bar)이 있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서도 가입시 얻을 것은확실히 얻어내겠다는 기조로 지배구조와 자본금 등 제반사항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AIIB 총 자본금 한도를 1천억달러(약 100조)로 하되 10%인 납입자본금의절반가량인 50억달러를 중국이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경제력 있는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많은 자본금을 부담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 상임이사회가 아닌 비상임이사회 형태로 지배구조를 꾸려 회원국 관계자들이3개월에 한번씩 만나 경영 전반을 점검하도록 하고, 집행부 지명권을 중국 정부에서상당 부분 가져가 사실상 자국 영향력을 통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AIIB 본부를 서울이나 송도국제도시 등 한국 내에 유치하는것을 중국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IIB 본부를 유치함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의 독주를 저지하고, 미국에 대해 '면(面)'도 세우겠다는 방책이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다자 협의가 한창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 결과가어떤 방향으로 확정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중국은 7월 말까지 한국이 가입 여부를 확정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한국이 그때까지 입장을 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IIB 가입 문제가 중국과 미국 사이의 외교적 문제,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AIIB 가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국내 기업 진출 효과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가입 여부조차 확정 짓지 못해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더더욱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으며, 한국으로서는 결정 단계까지 아직 협의할 것이 무척 많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중국이 미국 주도 세계 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도전장을 내밀면서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6차 브릭스(BRICS)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회원국과 함께 '신개발은행(NDB)' 설립에 최종 서명할 계획이다.
NDB는 회원국 5개국이 초기 자본금으로 각각 100억달러씩 500억 달러를 조성한뒤 앞으로 7년 안에 자본금을 1천억 달러로 확대할 예정이다.
NDB는 중국판 'IMF(국제통화기금' 혹은 'WB(세계은행)'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의입김이 세다. 중국이 주도하는 이 개발은행은 앞으로 세를 불려 미국 주도의 IMF와WB에 대항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바야흐로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내미는 모양새다. 중국은 아시아권에서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견제의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시아 개발도상국 인프라 구축을 위한 AIIB 설립을 제안한 뒤 본격적으로 AIIB 설립 추진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국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아시아 지역 본격 진출과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 상승 등 중국 주도 AIIB 창립 회원국으로서 누릴 수 있는 이득과, 동맹국인 미국의 견제 움직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7월 초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설, 기술, 자금, 경험 등 인프라 관련 분야에서 우위가 있는 한국이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하기를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고, 박 대통령은 "중국의 AIIB 설립 구상이 역내 경제 개발과 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시도로 생각한다"며 협의를 진행하고 참여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국가 20여곳 등이 AIIB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의 AIIB 설립 움직임에 대해 견제에 나서는 분위기다.
시드니 사일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AIIB가 WB나 ADB(아시아개발은행)가 가지고 있는 높은 기준의 지배구조와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조달 측면을 현시점에서 이행할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한국이 AIIB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미국 국무부도 AIIB가 "분명히 넘어야할 문턱(Bar)이 있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서도 가입시 얻을 것은확실히 얻어내겠다는 기조로 지배구조와 자본금 등 제반사항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AIIB 총 자본금 한도를 1천억달러(약 100조)로 하되 10%인 납입자본금의절반가량인 50억달러를 중국이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경제력 있는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많은 자본금을 부담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 상임이사회가 아닌 비상임이사회 형태로 지배구조를 꾸려 회원국 관계자들이3개월에 한번씩 만나 경영 전반을 점검하도록 하고, 집행부 지명권을 중국 정부에서상당 부분 가져가 사실상 자국 영향력을 통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AIIB 본부를 서울이나 송도국제도시 등 한국 내에 유치하는것을 중국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IIB 본부를 유치함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의 독주를 저지하고, 미국에 대해 '면(面)'도 세우겠다는 방책이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다자 협의가 한창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 결과가어떤 방향으로 확정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중국은 7월 말까지 한국이 가입 여부를 확정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한국이 그때까지 입장을 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IIB 가입 문제가 중국과 미국 사이의 외교적 문제,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AIIB 가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국내 기업 진출 효과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가입 여부조차 확정 짓지 못해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더더욱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으며, 한국으로서는 결정 단계까지 아직 협의할 것이 무척 많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