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中 자영업 비중 30%…은행의 '담보 우선' 영향

입력 2014-08-06 06:09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 중 개인 사업자(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올해에도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기업에 대한 원화 대출 잔액(잠정치)은 656조4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30.2%인 198조4천억원에 달했다.

2000년대 초중반 은행들은 이른바 '소호'(SOHO)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개인사업자 대출을 대거 늘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부실 대출을 털어버리면서 이 대출 비중을 2008년(연말 기준)에는 26.7%로 낮췄다.

그러나 그 이후 2009년 27.6%, 2010년 28.1%, 2011년 28.5%, 2012년 29.4% 등으로 다시 높아져 결국 작년 말에는 30.5%로 6년만에 처음 30%대로 올라섰다.

정부가 은행의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강조하자 분류상 중소기업 대출에 포함된개인사업자 대출을 크게 늘린 것이다.

실제로 올해 6개월간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19조1천억원)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7조9천억원으로 41.4%에 달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 등 자영업자들의 창업 대출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확실한담보를 잡고 대출하면 안전성이나 수익성 모두 괜찮다고 판단하는 은행들의 담보 위주 대출 관행이 맞물려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지난 2012년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중 담보 및 보증 대출 비중은 72.4%에 달했다.

한은이 작년말 현재 9개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포함) 잔액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담보 및 보증대출의 비중은 58%로 신용대출(42%)보다훨씬 많았다. 2008년 말에는 담보 및 보증대출과 신용대출의 비중이 각각 50%였다.

같은 기간에 대기업 대출 중 담보 및 보증대출은 26%에서 28%로 2%포인트 높아졌지만 중소기업은 담보 및 보증대출 비율의 상승폭이 8%포인트에 달한 것이다.

대출 만기도 대기업은 같은 기간 평균 1.82년에서 2년으로 늘었지만 중소기업은1.52년에서 1.46년으로 오히려 줄었다.

한은은 지난 4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런 통계를 제시하면서 "은행이 담보, 만기 등 조건을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적용하는 행태가 더욱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의 자산 건전성 위주 대출이 경제에서 비은행 금융사의 자금 조달 비중을 늘리면서 은행 수익성은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9개 시중은행 여신담당 및 리스크관리담당임원들과 간담회를 하기 전 "담보, 보증, 우수기업 중심의 지원에서 기술 중심의 지원을 통해 실물경제 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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