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가계부채 줄 때 한국 연 8%씩 '나홀로 증가'

입력 2014-08-31 06:09  

규제풀고 금리내리자 8월에 1.3% 급증…"부채 건전성 계속 악화"

선진국들이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선 동안 한국의 가계부채는 매년 8% 넘게 꾸준히 늘었다.

가계부채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효과로한 달 만에 은행권에서 1.3% 늘어 급증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회원국 가계부채(비영리법인 포함)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8.7%에 달했다.

칠레(11.9%) 등 일부 회원국과 함께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OECD 상위권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가계부채(가계신용)를 기준으로 봐도 2008년 말 723조5천억원인 가계부채 잔액이 지난해 말 1천21조4천억원으로 매년 8.2%씩 증가했다.

한국과 달리 대다수 선진국은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아지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2008년 말 13조8천억달러인 미국의 가계부채는 금융위기 이후 매년 0.7% 줄어지난해 말 13조3천억달러다.

같은 기간에 일본도 325조4천억엔에서 311조1천억엔으로 매년 1.1%씩 줄었다.

독일과 영국은 각각 1조5천억유로와 1조4천억파운드에서 1조6천억유로와 1조5천억파운드로 연평균 증가율이 0.5%씩에 불과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은 기존 가계대출이 파산과 청산으로 디레버리징됐지만,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 늘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위험국'으로 볼 수 있는데도 한국은 올해 들어 대출 규제를 풀고 금리를 내리는 등 부채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지난 1일 주택담보대출의 핵심 규제인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완화를 풀고 14일에는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주택대출은 급증하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 등 7개 주요 은행 주택대출 잔액은지난달 말 297조7천억원에서 지난 28일 301조5천억원으로 늘었다.

한 달 만에 3조8천억원(1.3%)이 증가한 것으로,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5.6%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정부는 LTV·DTI 완화로 가계부채가 우려할 만큼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가계부채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LTV와 DTI가합리화되면서 제2금융권 추가 대출이 없어져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내다봤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이 정부의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으면 규제 완화로 탄력을 받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부작용만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리테쉬 마헤시와리 전무는 지난 29일국제금융센터 세미나에서 "한국 가계부채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부채 건전성을 보여주는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63.8%로 독일(93.2%), 프랑스(104.5%), 미국(114.9%), 영국(150.1%)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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