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정책방향문 반영해 내용 추가>>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과 지난달 단행한 금리 인하의 효과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연 2.25%로 내렸다.
이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길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선제적 조치였던 만큼,한은은 경제지표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여전한 '심리 부진'…외풍도 거세져 시장 참가자들은 일찌감치 이번 달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1년 IT버블 붕괴 시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기준금리가 연달아 인하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국내 경제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8월 소비심리지수는 107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상승했지만 세월호 사고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달 제조업 체감경기(BSI)는 넉 달 연속 악화됐다.
7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2% 늘어 6월(2.2%)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회복 속도가 미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다소 개선됐으나 경제 주체들의 부진한 심리가 뚜렷이 회복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선 "국내경기가 선진국 경기회복 등으로 점차 개선되겠지만 투자심리 회복 지연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심리 부진'이 문제라는 얘기다.
가계부채는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시행된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7천억원 증가했다.
올해 1∼7월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1조5천억원인 것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한은이 연이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내 경제의 변동은 크지 않았지만 '외풍'은 거세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깜짝 인하한 이후한은도 금리를 낮춰 저물가와 심리 부진에 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ECB처럼 한국도 경제 하방 리스크를줄이려면 선제적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 우회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한 금통위는 이번 달에는 '주춤'한 것으로 평가했다. 유럽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어두워진 것이다.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조기 금리 인상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 10∼11월 추가 인하 기대감 '솔솔' 이번 달 금리가 동결됐지만 한은이 올해 안에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선, 금통위의 주요 참고지표 가운데 하나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하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5%에 그쳐 7분기 만에 최저치를기록했다. 한은이 7월 말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최초 전망치보다는 0.2%포인트 낮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 달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현재 3.8%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준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대내외 경기 하방 리스크 탓에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5%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낮추는 요소"라고 말했다.
저물가 기조가 굳어져 디플레이션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2012년 11월(1.6%) 이후 22개월째 1%대 이하를기록하고 있다. 물가가 이처럼 오랜 기간 1%대에 머무른 것은 물가통계가 작성되기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까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를 2.5∼3.5%로 잡은 한은은 물가 여건에 대해이날 발표한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당분간 낮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서 발목 잡히거나 경제지표가 신통치않으면 금리를 내려 정책 공조를 하라는 정부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정책의 초점이 부채 관리에서 부채 증가를 동력으로 하는 내수 성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도 이제 더 이상금리 인하에 대한 제약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만만치 않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주마가편' 식의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어려움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경계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과 지난달 단행한 금리 인하의 효과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연 2.25%로 내렸다.
이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길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선제적 조치였던 만큼,한은은 경제지표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앞으로의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여전한 '심리 부진'…외풍도 거세져 시장 참가자들은 일찌감치 이번 달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1년 IT버블 붕괴 시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기준금리가 연달아 인하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국내 경제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8월 소비심리지수는 107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상승했지만 세월호 사고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달 제조업 체감경기(BSI)는 넉 달 연속 악화됐다.
7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2% 늘어 6월(2.2%)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회복 속도가 미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세월호 사고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다소 개선됐으나 경제 주체들의 부진한 심리가 뚜렷이 회복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선 "국내경기가 선진국 경기회복 등으로 점차 개선되겠지만 투자심리 회복 지연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심리 부진'이 문제라는 얘기다.
가계부채는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시행된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7천억원 증가했다.
올해 1∼7월 월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1조5천억원인 것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한은이 연이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내 경제의 변동은 크지 않았지만 '외풍'은 거세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4일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깜짝 인하한 이후한은도 금리를 낮춰 저물가와 심리 부진에 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ECB처럼 한국도 경제 하방 리스크를줄이려면 선제적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 우회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한 금통위는 이번 달에는 '주춤'한 것으로 평가했다. 유럽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어두워진 것이다.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조기 금리 인상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 10∼11월 추가 인하 기대감 '솔솔' 이번 달 금리가 동결됐지만 한은이 올해 안에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선, 금통위의 주요 참고지표 가운데 하나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하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5%에 그쳐 7분기 만에 최저치를기록했다. 한은이 7월 말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최초 전망치보다는 0.2%포인트 낮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 달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현재 3.8%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준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대내외 경기 하방 리스크 탓에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5%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낮추는 요소"라고 말했다.
저물가 기조가 굳어져 디플레이션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2012년 11월(1.6%) 이후 22개월째 1%대 이하를기록하고 있다. 물가가 이처럼 오랜 기간 1%대에 머무른 것은 물가통계가 작성되기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까지의 물가안정목표 범위를 2.5∼3.5%로 잡은 한은은 물가 여건에 대해이날 발표한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당분간 낮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법안이 국회에서 발목 잡히거나 경제지표가 신통치않으면 금리를 내려 정책 공조를 하라는 정부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정책의 초점이 부채 관리에서 부채 증가를 동력으로 하는 내수 성장으로 이동함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도 이제 더 이상금리 인하에 대한 제약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만만치 않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주마가편' 식의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어려움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경계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