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채권단 30일까지 정상화방안 채택 결정

입력 2014-09-23 11:37  

100% 찬성률 획득이 관건…"김준기 회장에 우선매수권 검토 안해"

동부제철[016380] 채권단이 6천억원의 추가지원방침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의 채택 여부를 이달 말까지 결정짓기로 했다.

다만 일부 채권은행이 신규자금 지원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정상화방안의 순조로운 채택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는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이날 각 채권기관에 배포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대주주 100대 1, 일반주주 4대 1의 차등 무상감자 ▲채권단 530억원 출자전환 ▲신규 자금 6천억원(L/C 한도 설정 1억달러 포함) 지원 ▲기존 담보채권 연 3%, 무담보채권 연 1%로 금리인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상화 방안에 대한 찬반 여부 회신 마감시한은 30일로 정했다.

차등감자와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동부제철에 대한경영권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6월말 기준 동부제철의 최대주주는 동부그룹 비금융 지주회사 격인 동부씨엔아이(지분율 11.23%)이며, 김준기 회장(7.12%), 장남 남호씨(7.39%) 등 특수관계인 지분의 합은 36.94%이다.

동부그룹 측은 차등감자 비율이 지나치게 가혹하며 경영권 상실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과거 STX조선, 금호산업[002990] 등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주주에 100대 1의 차등 무상감자를 적용한 바 있다.

반면, 채권단 측은 감자비율은 경영 부실의 책임을 물어 결정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주주 감자비율이 50대 1로 낮아진다 하더라도 경영권은 여전히 유지하기 어렵다.

금호산업 사례처럼 김준기 회장 측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채권단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김 회장 측이 배수진을 치고 사재출연 요구를 끝까지 거부한상황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운운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정상화방안 안건은 의결권 보유기관이 100% 찬성했을 시에만 가결한다는 단서가 달려 순조로운 채택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는 총 채권액의75% 이상 찬성이 있으면 정상화 방안이 채택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가결 비율은 사안에 따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며 "가결조건을 전원 찬성으로 정한 것은 일부 채권기관이 이탈할 경우 남은 기관들의 지원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수은행과 정부 지분보유 은행을 제외한 일반 시중은행은 추가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이들 은행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구조조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부제철 채권 금융기관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신한·하나·우리·외환·기업은행 등 9곳이다.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하면 회사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실행 작업에 돌입한다.

앞서 동부제철은 지난 6월 24일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물의 매각이 무산되자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채권단과 자율협약 돌입에 합의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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