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회장 사재출연해야 동부제철 우선매수권 검토"

입력 2014-09-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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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016380] 채권단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되돌려 줄 의사가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채권단은 다만 김 회장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 사재출연으로 희생을 보인 후에야 출자전환한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 문제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영정상화 방안이너무 가혹하다"는 동부그룹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동부제철은 자본잠식 상태로 현재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고 있으며,채권단은 이날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을 정식 안건으로 부의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대주주 100대 1, 일반주주 4대 1의 차등 무상감자 ▲채권단530억원 출자전환 ▲신규 자금 6천억원(L/C 한도 설정 1억달러 포함) 지원 ▲기존담보채권 연 3%, 무담보채권 연 1%로 금리인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먼저 채권단은 동부 측의 우선매수권 부여 요청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못박았다.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차등감자와 출자전환이 시행된다면 현재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36.94%) 가치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고 김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

채권단은 "채권단의 막대한 희생 하에 진행되는 경영정상화 방안에 김 회장이전혀 참여할 의사가 없음이 확인됐다"며 "현시점에서 김 회장 앞으로 우선매수권을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관련 규정상 채권단이 출자전환 주식을 매각할 때 옛 사주는 원칙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하게 돼 있으며, 다만 부실책임 정도와 사재출연 등 경영정상화노력을 사후적으로 평가해 우선매수권 부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의 경영정상화 추진과정에서 김 회장의 추가적인 희생 및 노력이 인정될 경우 채권단 협의를 통해 우선매수권 부여문제를 논의할 여지가 있다"며 부여 가능성은 남겼다.

채권단은 100대 1의 차등감자 비율이 너무 가혹하며, 정상화 방안의 근거가 된실사 결과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동부 측의 주장도 반박했다.

채권단은 "부실경영 책임이 있는 대주주에 대해서는 차등감자해 소액주주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주주 지분 35% 중 15.8%가 담보 제공 중이므로 자본잠식 및 차등감자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김 회장이 아닌 금융기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이어 "가동이 중단될 생산시설(당진 열연공장)에 대해 영업가치가 아닌 청산가치로 재평가하는 것은 회계의 일반원칙"이라며 "동부 측 이의 제기와는 달리 실사 결과는 충분한 합리성과 논거를 바탕으로 수행됐다"고 반박했다.

동부 측은 실사 보고서상 당진 열연공장 장부가치가 1조3천500억원인데 가동중단을 전제로 청산가치인 3천억원만으로 평가한 것은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한 바있다.

한편, 채권단은 이날 경영정상화 방안을 안건으로 부의하고 30일까지 가부 의견을 통보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채권액 100% 찬성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하면 내달초 회사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실행 작업에 돌입한다.

앞서 동부제철은 지난 6월 24일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물의 매각이 무산되자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채권단과 자율협약 돌입에 합의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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