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에게 주는 성과연동주식의 지급방식 설명 추가. 하나금융의 기존 상여금 폐지를 반영해 김정태 회장의 지난해 보수를 약 26억원으로 수정.>>
국내 은행권 CEO(최고경영자)의 '연봉 거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화와 수익성 강화에 실패하고도 '연봉 극대화'에만 골몰한 결과 국내 은행권 CEO의 연봉은 일본의 글로벌 은행들은 물론 세계 4위인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보다 높아진 결과가 벌어졌다.
◇ 은행권 순익은 급감했는데 CEO 연봉만 '천정부지' 2001년 국내에서 금융지주 체제가 첫 출범할 당시 시중은행의 은행장 평균 연봉은 4억원 가량이었다.
10여년이 흐른 지난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연봉은 각각 28억원과 29억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의 연봉도 이와 비슷한 26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에 신한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3천958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올랐다.
직원 연봉이 2배 인상되는 동안 CEO 연봉은 3년 뒤 현금으로 받는 성과연동주식을포함하면 7배 넘게 오른 것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국내 은행권 CEO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오른 결정적인 이유를금융지주 체제의 출범으로 보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그룹 체제가 출범했으니 그룹회장의 연봉도 그 격에 맞게 올려야 한다는 논리였다. 금융지주 회장 연봉이 치솟으면서 은행장 연봉도 덩달아 올랐다.
그러나 국내 금융그룹의 실적은 부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주택담보대출 등이 급증하면서 은행권 수익이 크게 늘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별다른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한 탓에 이익 규모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2007년 1조3천억원이었던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지난해 9천300억원으로 급감했다. 신한금융의 순익도 같은 기간에 2조4천억원에서 1조9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08년 금융지주 체제를 출범시킬 당시 순이익이 1조9천억원에 육박했던 KB금융[105560]은 지난해 순익이 1조3천억원에도 못 미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데 CEO 연봉이 늘어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금융지주 체제 출범 후 CEO 연봉에 거품이 잔뜩 낀 국내에서만 가능한 웃지 못할 현상"이라고 말했다.
◇ 국내은행 결국 서민 상대 '이자놀음'…"수십억원 연봉 말이 되나" 일본 은행들은 달랐다.
1990년대 거품경제의 붕괴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은행 간 통폐합, 적극적인해외 진출을 꾀한 탓에 이제 글로벌 은행으로 우뚝 서면서 매년 이익이 급성장하는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의 HSBC에 따르면 일본 은행권의 총대출에서 해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지난해 말 40%에 달한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의 지난해 전체 수익 중 해외 수익의 비중은 무려 53.5%에 이른다.
글로벌화에 성공하면서 은행들의 이익도 크게 늘고 있다. 미쓰비시UFJ의 순이익은 2008년 2천569억엔(2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9천848억엔(9조8천억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일본 3대 은행인 스미토모미쓰이, 미즈호 등도 마찬가지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경영진의 연봉을 철저히 통제했다.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뤄냈을 뿐 CEO 혼자의 힘으로 만든 결과가 아니라는 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하는 미쓰비시UFJ의 회장 연봉은 스톡옵션을 합쳐 1억2천만엔, 우리나라 돈으로 12억원에 불과하다. 사장 겸 은행장의 연봉도 12억원 가량이며, 스미토모미쓰이, 미즈호그룹 경영진도 비슷한 연봉을 받는다.
1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는 한국 금융지주사 회장이나 은행장들이 30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국내 은행권 CEO의 연봉은 세계 4위 은행으로 관리하는 고객 자산만 2천조원에육박하는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보다 많은 수준이다.
BoA는 지난해 순이익이 114억달러(12조원)로, 순익이 1조원 안팎에 불과한 국내은행의 10배가 넘는다. 하지만 이 은행은 스톡옵션을 합쳐 CEO 연봉으로 고작 226만달러(24억원)를 지출했을 뿐이다.
미국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50%를 넘어 서민 상대의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은행과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본 은행들도 미즈호그룹의 비이자이익 비중이 40%에 달하는 등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국내 은행들은 결국 서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해서 수익을 내는 것 아니냐"며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해외시장 수출로 돈을 벌지도 못하는 은행 경영진이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해외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수익 중 해외수익비중이 6.5%에 불과하다. 이밖에 우리은행(4.1%), 국민은행(2%) 등 국내 은행들의해외수익 비중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국내 은행권 CEO(최고경영자)의 '연봉 거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화와 수익성 강화에 실패하고도 '연봉 극대화'에만 골몰한 결과 국내 은행권 CEO의 연봉은 일본의 글로벌 은행들은 물론 세계 4위인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보다 높아진 결과가 벌어졌다.
◇ 은행권 순익은 급감했는데 CEO 연봉만 '천정부지' 2001년 국내에서 금융지주 체제가 첫 출범할 당시 시중은행의 은행장 평균 연봉은 4억원 가량이었다.
10여년이 흐른 지난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연봉은 각각 28억원과 29억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의 연봉도 이와 비슷한 26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에 신한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3천958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올랐다.
직원 연봉이 2배 인상되는 동안 CEO 연봉은 3년 뒤 현금으로 받는 성과연동주식을포함하면 7배 넘게 오른 것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국내 은행권 CEO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오른 결정적인 이유를금융지주 체제의 출범으로 보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그룹 체제가 출범했으니 그룹회장의 연봉도 그 격에 맞게 올려야 한다는 논리였다. 금융지주 회장 연봉이 치솟으면서 은행장 연봉도 덩달아 올랐다.
그러나 국내 금융그룹의 실적은 부진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주택담보대출 등이 급증하면서 은행권 수익이 크게 늘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별다른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한 탓에 이익 규모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2007년 1조3천억원이었던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지난해 9천300억원으로 급감했다. 신한금융의 순익도 같은 기간에 2조4천억원에서 1조9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08년 금융지주 체제를 출범시킬 당시 순이익이 1조9천억원에 육박했던 KB금융[105560]은 지난해 순익이 1조3천억원에도 못 미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데 CEO 연봉이 늘어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금융지주 체제 출범 후 CEO 연봉에 거품이 잔뜩 낀 국내에서만 가능한 웃지 못할 현상"이라고 말했다.
◇ 국내은행 결국 서민 상대 '이자놀음'…"수십억원 연봉 말이 되나" 일본 은행들은 달랐다.
1990년대 거품경제의 붕괴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은행 간 통폐합, 적극적인해외 진출을 꾀한 탓에 이제 글로벌 은행으로 우뚝 서면서 매년 이익이 급성장하는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의 HSBC에 따르면 일본 은행권의 총대출에서 해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지난해 말 40%에 달한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의 지난해 전체 수익 중 해외 수익의 비중은 무려 53.5%에 이른다.
글로벌화에 성공하면서 은행들의 이익도 크게 늘고 있다. 미쓰비시UFJ의 순이익은 2008년 2천569억엔(2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9천848억엔(9조8천억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일본 3대 은행인 스미토모미쓰이, 미즈호 등도 마찬가지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경영진의 연봉을 철저히 통제했다.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뤄냈을 뿐 CEO 혼자의 힘으로 만든 결과가 아니라는 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하는 미쓰비시UFJ의 회장 연봉은 스톡옵션을 합쳐 1억2천만엔, 우리나라 돈으로 12억원에 불과하다. 사장 겸 은행장의 연봉도 12억원 가량이며, 스미토모미쓰이, 미즈호그룹 경영진도 비슷한 연봉을 받는다.
1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는 한국 금융지주사 회장이나 은행장들이 30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국내 은행권 CEO의 연봉은 세계 4위 은행으로 관리하는 고객 자산만 2천조원에육박하는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보다 많은 수준이다.
BoA는 지난해 순이익이 114억달러(12조원)로, 순익이 1조원 안팎에 불과한 국내은행의 10배가 넘는다. 하지만 이 은행은 스톡옵션을 합쳐 CEO 연봉으로 고작 226만달러(24억원)를 지출했을 뿐이다.
미국 은행들의 비이자이익은 50%를 넘어 서민 상대의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은행과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본 은행들도 미즈호그룹의 비이자이익 비중이 40%에 달하는 등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국내 은행들은 결국 서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해서 수익을 내는 것 아니냐"며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해외시장 수출로 돈을 벌지도 못하는 은행 경영진이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해외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수익 중 해외수익비중이 6.5%에 불과하다. 이밖에 우리은행(4.1%), 국민은행(2%) 등 국내 은행들의해외수익 비중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