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체감경기에 간만의 '훈풍'…세월호 사고 이후 첫반등

입력 2014-09-30 06:00  

미국 경기회복세·정부 경기부양책 영향…"아직까지 낮은 수준"기업들, 내수부진 우려 여전…자동차업체 수출 체감경기 '주춤'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가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BSI는 지난 4월 82에서 세월호 참사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5월 79로꺾였다. 이후 6월 77, 7월 74, 지난달 72로 4개월 연속 떨어졌으나 이번에 가까스로반등했다.

10월 업황 전망 BSI도 78로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13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얼어붙었던 제조업 체감경기에 온기가돌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지만 절대적으로는 좋은 수준이 아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어야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나쁘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하는데, 지수는 70선에 머물고 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유럽·일본·중국 등 세계 제 상황이 아직까지 불확실하지만 최근 미국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져 제조업 체감경기가 반등한 것으로보인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업 유형별로 보면 중소기업(65→71)과 내수기업(71→76) 체감경기가 좋아졌지만 대기업(78)과 수출기업(72)은 변동이 없었다.

이달 들어 갤럭시 노트4 등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고 LCD(액정표시장치) 부품업체들의 수주 기대감이 증가하면서 전기전자업종의 중소 부품업체 위주로 체감경기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철강업종 중소기업 체감경기도 상승세를 보였다.

제조업체들은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내수부진을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조사에 참여한 업체 가운데 내수부진이 애로사항이라는 응답률은 25.3%로 지난달의 22.1%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불확실한 경제상황(15.5%→16.0%), 경쟁심화(12.1%→12.4%) 등을 꼽은 응답률도 높아졌다.

최근 원화 강세가 주춤해져 환율을 애로사항으로 꼽은 응답률은 10.1%에서 9.8%로 감소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로 자동차업체의 수출 BSI(91)는 작년 2월(87) 이후 1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부문 파업과 휴가, 엔저가 반영된 탓이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6월 66까지 떨어지고서 세달 연속 상승했지만, 아직 4월의 71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을 꼽은 비제조업체의응답률은 8월 26.0%에서 이번 달 26.9%로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10월 업황 전망BSI는 7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7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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