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활용해 시설투자 나서는 기업에 세제·금융 지원(종합)

<<관세 감면 관련 내용 추가>>中企 대상 50% 관세 감면 유력 검토…정부 합동 엔저 대책 조만간 발표

정부가 엔화 약세를 활용해 설비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세제·금융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출 중소기업에는 정책자금을 확대하고 환 위험 관리 지원을 강화하는 등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이런 내용등을 담은 엔화 약세 대응 방안을 이달 중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엔저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되면 수출과 성장이위축되고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기존에 진행해왔던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 등 방어책 외에 엔저를 기회로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에 각종 세제·금융 상의 인센티브를 주는 공격적인 내용이 담긴다는 점에서 기존 엔저 대책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런 측면에서 엔화 약세 상황에서 가격이 싸진 일본의 기계나 장치, 공장 설비 등 고정자본을 수입해 설비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적극 검토 중이다.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에서 파생되는 각종 부작용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일본뿐아니라 여타 국가에서 시설재를 수입할 때도 같은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시설재를 수입하는 기업에 관세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0% 상당의 관세 감면 혜택을 주고 이제도를 중견기업으로까지 확대할지를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는 외국환평형기금을 활용한 저금리 외화대출을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외평기금을 활용해 외화대출제도를 운영하면서 지원한도를최소 1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늘린 바 있다.

엔저 상황을 단지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설비투자 등 공격적으로 활용하자는 발상의 전환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총리는 지난 30일 기업인 40명과 오찬 간담회에서 "엔저로 수출기업들이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을 각 기업이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엔저는 설비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기존 정책과 새로운 대책을 기업을 대상으로원스톱으로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수출입은행 등을 활용한 정책자금 지원도 늘리기로했다. 환율 변동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에 유동성 공급 규모를 늘리고 수출 중소기업에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식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 변동보험료 일부를 감면해주고 환 위험 관리 컨설팅과교육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엔저 상황이 계속되면 일본 기업이 부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일본과 주력제품에서 경쟁하는 한국은 위험하다"면서 "근본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너무 크기 때문에 수입을 많이 늘리는 정책이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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