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10월에 더욱 늘어…기대·우려 교차

입력 2014-10-30 06:09  

'시장 1위' 국민은행 대출 증가율, 경제 성장률의 2배

부동산 경기 부양책과 금리 인하로 불을 댕긴 주택담보대출이 10월에도 대규모로 늘었다.

시장에선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가 주택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으로 9월말보다 8천365억원 늘어난 84조6천29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약 27%)인 국민은행의 10월 주택담보대출은 9월(6천232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34% 커졌다.

지난해 말 잔액 79조658억원에 견주면 10개월 만에 5조5천638억원(7.0%)이 늘었다.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3.5%·한국은행 전망치)의 2배에 달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특별히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는데도 주택담보대출이증가했다"며 "금리 인하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형성되자 싼값에 빚을 얻으려는 대출자가 몰렸다는 뜻이다.

10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다른 은행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 3위인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8일 잔액이 9월 말보다 7천907억원 늘어난 52조1천112억원이다.

신한은행의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7월 712억원에서 8월 3천275억원, 9월7천23억원으로 급팽창했다.

최근 9월과 10월의 증가액은 7월에 견줘 10배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도 최근 들어 다소 이례적인 증가 규모로 판단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영향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8월과 9월에 504억원과 184억원씩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었으나, 10월들어 28일 현재 1천34억원이 늘었다.

하나은행도 주택금융공사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 등으로 5~8월 내리 줄어들던주택담보대출이 9월에 275억원 늘었고, 10월에는 1천366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우리은행 역시 정부의 고정금리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특별판매 기간(8~9월)을제외하면 10월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8천937억원)이 올해 들어 가장 많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주로 주택매매 거래에 쓰인다는 점에서 대출 증가세는 주택거래 활성화의 조짐으로 여길 수 있다.

부동산써브는 올해 3분기 주택거래가 23만9천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만2천927건보다 9만6천82건(약 67%)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과 규제 완화 효과로 주택담보대출 총량이 커지는 게 장차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7일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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