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서금회' 이광구 내정 강행…新관치금융시대 오나>(종합)

입력 2014-12-05 19:41  

서강대 출신 금융권 약진 두드러져이 내정자, 내분·민영화 숙제 떠안아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이광구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서금회(서강금융인회)'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관치(官治)'에 이어 금융권의 인사 난맥상을 불러오는 '정치(政治)금융'에 의한 인사 논란은 앞으로 금융권 인사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新) 관치금융 시대가 시작됐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이유다.

이 내정자로서는 이로 인한 극심한 은행 내부 갈등 해소와 지난달 실패한 민영화 재추진의 숙제를 안게 됐다.

◇ '서금회' 출신 우리은행장 내정…정치금융 논란 커질듯 우리은행장 인선을 놓고는 일찌감치 '서금회' 잡음이 일었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만든 모임으로, 이곳출신 인사들이 최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로 잇따라 낙점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서금회는 정권 초기 잠시 몸을 사리는 듯싶었지만, 정권 중반기에 들어서면서세를 불리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펼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회원들이 포진한서금회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 김윤태 산업은행 부행장,이경로 한화생명[088350] 부사장 등 쟁쟁한 멤버들을 거느리고 있다.

서금회는 아니지만 같은 서강대 출신인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까지 고려하면서강대의 '막강 파워'는 더 커진다.

우리은행장 인선 과정에서도 이순우 현 행장이 무난히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을깨고 이광구 부행장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돌자 은행권 안팎에서는 배경에서금회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윤회 문건' 보도로 정치권에 '비선 실세' 논란이 인 가운데 지난 1일 이 행장이 돌연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우리은행장 선임에서도 서금회의 막강한 힘이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결국 이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서금회 등 금융권의 '정치금융'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항간의 이런 논란에 정면 반박했다.

그는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서금회 관련 질의에 "당국은 금융사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우리은행장으로 내정설이 도는 이광구 부행장이 애초 3명의 면접 후보군에 없었다는 질의엔 "시장에서 만들어진 얘기일 뿐"이라면서 "우리은행 행추위가 후보군을갖고 오면 정부는 대주주 역할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사 인사는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다만 되고 나면 '사실은 내정돼 있었다. 누가 뒤에 있었다'는 말이 도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우리은행 내부도 갈등 심화…"이 내정자 막중한 과제 맡아" 서금회 논란은 우리은행 내부에서의 극심한 갈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 내정자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권의 한 인사는 "행장 인선이 이순우 현 행장과 이광구 부행장 양강구도로재정립되면서 임원들도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내홍을 겪었다"며 "양 후보측 사이에고성이 오가는 등 심한 말다툼까지 있었다는 얘기도 들렸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행장 인선 과정에서 반대편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온갖 투서가 난무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1999년 합병 이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온 관계가 깨진 것도 부담이다.

한일은행 출신이었던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에 이은 후임은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현 행장이 맡았으나, 역시 상업 출신인 이 후보가 차기 행장으로 내정되면서연속해서 상업 출신이 행장을 맡게 된 것이다.

주요 임원 8명의 임기가 이달 끝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이러한 갈등은 이 내정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오랜 기간 정부 아래 있으면서 무사 안일주의와 조직 내 이전투구가 심화된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쌓인 응어리가 크다 보니차기 행장이 이를 풀기 위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끊임없이 문제가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이번 인사난맥을 겪으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을 것"이라며 "쉽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희망을 다지고 조직안정을이루기 위해 차기 행장이 잘 이끌어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4번째 민영화 시도 실패를 딛고 우리은행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시장에 매력적인 매물로 만든 후 민영화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것도 이 내정자의과제로 꼽힌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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