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올해 배당 늘린다(종합)

입력 2014-12-23 10:39  

<<10번째줄 정부 예산안 배당세입 수치 구체화, 14번째줄 우리은행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을 9천900억원에서 7천467억원으로 수정.>>'이익 증가+정부정책 호응'…금융당국 "배당확대 막지 않을것"

정부가 적극적인 배당 확대 정책에 나선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올해 배당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순이익이 늘어 배당 여력이 커진데다 정부가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섬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내년 초에 실시하는배당을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천932억원을 배당한 KB금융[105560]은 올해 배당 확대가 확실시된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최근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정부 시책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배당정책을 펼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기업 배당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윤 부사장의 발언은 배당 확대를 공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이 지분율 9.5%로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KB금융지주의 배당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1조2천억원대였던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올해 1조5천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5.3%였던 배당성향을 올해에도 유지하더라도 배당액은 2천300억원으로늘어난다. 배당성향을 16%로 높이면 배당액은 2천400억원, 17%로 높이면 2천500억원이상으로 급증한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가 보유한 투자지분 등을 활용해 다른 기업들의 배당 확대까지 유도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정부가 지분 51.2%를 소유한 기업은행[024110]도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배당 확대를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배당 관련 세입을 3천616억원으로 책정해 올해 배당수입 3천251억원보다 늘렸다. 정부가 기업은행과 산은지주의 배당에 의존하는 비중이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의 배당 확대는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3분기까지 순이익이 8천500억원으로 올해 전체 순익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정도로 실적이 좋은 점도 배당 확대를 점치게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배당 세입예산이 늘었기 때문에 배당금이 다소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000030]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올해에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천663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순이익만 7천467억원에 달해 배당 여력 또한 크게 늘었다.

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배당성향을 높일 수밖에 없을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지닌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서는 우리은행의 주가 상승이 필수적"이라며 "결국 배당 확대로 기업가치를 높여 주가 상승을 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배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협의를 거쳐 다음달 말까지 배당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가 2조3천억원에 육박해 시중은행 중 최대 순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신한금융도 배당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의 배당 확대 가능성은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도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건전성, 수익성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올해는 당국이 나서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배당 확대는 전적으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건전성 확대 등을 우려해 배당 확대에 제동을 걸었던 예년과 달리, 특정한'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들이 정부의 기술금융 정책에 맞춰 기술금융대출을 대폭 늘린 마당에, 배당 확대 정책에 호응하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며 "올해 이익이늘어 배당 여력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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