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100억달러 양자 통화 스와프 14년만에 종료(종합3보)

입력 2015-02-16 16:13  

<<제목과 부제 일부 변경하고 한국의 통화스와프 현황, 기획재정부 입장 등을 추가.

>>자존심 건 신경전 끝에 남은 100억달러 23일 만료 합의기재부 "외화보유액·경상수지 등 펀더멘탈 양호해 문제없어"

한국과 일본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 스와프가 오는 23일 만기와 함께 종료된다.

이로써 정치 외교적인 갈등을 배경으로 2012년 10월 700억달러를 정점으로 줄기시작한 양자 스와프는 완전히 끝이 난다.

한국과 일본의 재무당국과 중앙은행은 제6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오는 5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고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양자간 통화 스와프를 23일 만기때 끝내며 앞으로도 필요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16일 공동 발표했다.

이번에 만기와 함께 중단되는 스와프는 원-달러, 엔-달러 방식의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른 양자간 통화 스와프로, 양국이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 통화를 100억 달러까지 바꿔 주도록 한 계약이다.

이번 스와프 중단으로 2001년 7월에 시작된 한일 통화 스와프는 더는 남아 있지않게 돼 14년 만에 종료된다.

통화스와프란 외환 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는 한국으로선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올 가능성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고, 일본으로서도 엔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 면에서 손해 볼 것이 없는 호혜적 거래다.

양국은 통화 스와프를 2001년 7월 20억달러로 시작해 700억달러까지 늘렸다.

그러나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문제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2012년 10월 만기가 도래한 570억달러 규모의 스와프가 연장되지 않았고 2013년7월에도 만기를 맞은 30억달러가 그대로 중단됐다.

이번 만기 종료를 앞두고도 한일 간 경색된 외교 관계 때문에 연장이 되지 않을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고 현실이 됐다.

특히 일본은 매번 '한국의 요청이 없는 한 연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흘리면서한국 정부의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번에도 양국 정부간에는 이런 기류가 물밑에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양자 스와프가 비록 양국에 호혜적인 계약이지만 한국이나 일본 모두 스와프가 절실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다.

한국만 봐도 지난 1월말 외화보유액은 3천621억9천만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때보다 1천억달러 이상 많은 수준이고 경상수지는 지난해 1년간 894억2천만달러의흑자를 올렸다.

일본은 엔화가 국제통화인데다가 최근에는 엔화 약세도 급격히 진행돼 양국간스와프를 통한 엔저 효과의 매력도 크지 않다.

일본 총리관저 관계자는 최근 통화스와프 계약에 관해 "한국과 일본의 고집 싸움이 돼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100억달러 양자 통화 스와프가 중단되더라도 외환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결정에 정치적 요인이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양국)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연장을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으며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등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현재 중국(3천600억위안), 아랍에미리트(UAE, 200억디르함), 말레이시아(150억링깃), 호주(50억호주달러), 인도네시아(115조루피아) 등과 양자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 체제를 통해서도 384억달러를 인출할수 있는 다자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시급하지 않더라도 대외충격 발생에 대비해 이왕이면 많을면 많을수록좋은 안전장치인 스와프가 정치외교 논리로 중단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의견들도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양자 스와프의 취지가 대외적충격이 있을 때 서로 돕자는 거 아니겠느냐"면서 "가능하면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서경제적 방어막을 확보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는 5월에 열릴 제6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양국이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양국의 재무장관회의를 정기적으로 재개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06년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년 1회 양국에서번갈아가며 개최돼 2012년까지 다섯 차례 열렸으나 일본 신사참배와 독도 문제 등을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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