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통화스와프 중단, 한국경제에 영향 주나>(종합)

입력 2015-02-16 17:16  

<<한일 통화스와프 중단 배경과 외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전문가 진단추가>>'마이너스통장' 없어졌지만 '예금통장'으로 위기 대응 충분"통화스와프 유지가 바람직…경제와 정치문제 분리해야" 반론도

김승욱 박초롱 기자 = 한·일 통화스와프가 14년 만에전면 중단됐지만 현재 규모가 100억달러(약 11조원)에 불과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언제든지 인출 가능한 예금통장(외환보유액)에 3천600억달러(약 397조원)가 있는데, 마이너스 통장 하나가 없어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두둑한데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어 정부 또한 한·일 통화스와프가 없더라도 위기 방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일본 당국 모두 스와프 협정을 종료한 것은 정치적 문제와 상관없다고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간 외교관계 악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정부 "韓경제 펀더멘털 양호…정치적 요인 고려 안했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 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이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외국인 투자자금을 막지 못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은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올 가능성에 대비하는 측면이 있고, 일본으로서도 엔화의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통화 스와프 계약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오는 23일 한·일 통화스와프의 만기 종료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만기 연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독도, 역사 문제를 둘러싸고경색된 양국 외교관계 때문이다.

관측이 현실화했으나 양국은 입을 모아 정치적 문제 때문에 통화 스와프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결정에 정치적 요인이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양국)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연장을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규모 등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한데통화스와프를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시장은 한국이 유동성 위기에 있다고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국의 경제 정세, 금융시장, 거시경제 상황 등을 볼 때 (통화 스와프가)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라고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 이미 중국 등 여러 나라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어 한·일간 계약을 중단해도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판단도 있었다.

한국은 현재 중국(3천600억위안), 아랍에미리트(200억디르함), 말레이시아(150억링깃), 호주(50억호주달러), 인도네시아(115조루피아) 등과 양자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또 아시아 역내 금융안정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 체제를 통해 384억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 다자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 탄탄한 외환보유액과 경상흑자…"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통화 스와프처럼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데에는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한다.

그러나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3천623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일본과의 스와프 계약해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204억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액은 18배 불었으며, 경상수지도 1997년엔 103억달러 적자였지만 지난해 흑자 규모는 900억달러에 달했다.

대외 충격에 대한 방어막으로는 첫 번째가 외환보유액, 두 번째가 CMIM 체제가꼽힌다. 통화 스와프도 위기 대응에 중요한 수단이지만 지금은 외화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서 일본과의 스와프 계약이 긴박하게 필요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통화 스와프는 한·중 통화 스와프와 달리 실제 사용된 사례가 없어서 금융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지금은 원화로 표시되는 자산이 준(準)안전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럴 때 한·일 통화스와프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이뤄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일 통화 스와프 종료가 원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미미할 것으로 평가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일 통화스와프 종료는 정치적으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종료 규모가 100억달러로 크지 않아 원화 환율에 직접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정선 외환은행 수석연구원도 "현재 국내 외환시장은 달러화 유동성 부족에 따른 위험도가 낮다"면서 역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부적절한 수준으로 빠르게 올린다면 국제금융시장이불안해질 가능성이 있어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일본에는 오히려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한·일 통화 스와프가 한국에 훨씬 유리한 계약이라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가 원화보다 영향력이있기 때문에 한·일 통화스와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가능하면 경제적 문제를 정치적 문제와 분리해 위기에 대응한 방어막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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