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대출로 1차 시험대 통과…전시행정 비판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오는 16일로 취임 한 달을맞는다.
금융개혁 기치를 내걸고 소통하는 모습에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취임후 금융위의 가장 큰 현안이던 안심전환대출 역시 대과 없이 마무리했다는 분석이나온다.
다만 현장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전시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 현장이 정답…규제 개혁에 총력전 "피규제자에서 규제자로…." 이 말은 취임 한 달이 되는 임 위원장이 농협금융지주 수장에서 금융위원장으로변신한 것에 빗대어 그가 추진하는 규제개혁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듯 임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취임식에서 "금융개혁은 국민이 준 소명"이라면서 "아프리카 들소 누우처럼 반드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임 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금융개혁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최상위 기구로 금융개혁 회의를 뒀고 추진체로 금융개혁 추진단을 만들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주도하는 금융사 현장 점검반을 편성했고 외부 자문단도 가동했다.
임 위원장이 보는 가장 중요한 기구는 금융사 건의를 수렴하는 현장 점검반이다.
여기서 수렴하는 건의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성의있게 수용하겠다는 3대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장과 소통이라는 단어는 그가 취임 이후 가장 많이 입에 올린 키워드다. 그는실제로 한 달간 현장 방문을 14회나 했다.
물론 일각에선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너무 많이 움직이는 것에 대해 전시행정을편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규제를 받는 금융사 입장에선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의 잦은 현장 방문이 부담스럽고 버거운 게 사실이다.
일회성 현장 방문으로 얼마나 많은 소통이 이뤄지겠느냐는 지적과 더불어 조용히 실리를 챙겨달라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 안심대출 긍정 평가 속 중산층 대책 비판론 고개 안심전환대출은 임 위원장이 데뷔전에서 연착륙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정책이다.
안심대출은 신제윤 전 위원장 때 기획됐지만 판매는 임 위원장이 시작했다. 한달 5조원, 1년 20조원으로 설정한 1차 안심대출 한도가 단 4일 만에 소진됐다. 그러자 임 위원장은 2차 대출을 바로 강행해 '저가 주택 우선'이라는 원칙을 제시하면서긴급한 상황을 넘겼다.
금융위 저격수로 불리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안심대출은 가계부채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초의 정책이라고 평가한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중요한 정책에는 논란과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면서 "안심대출이 가계부채 문제를 돌파하고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안심대출이 낮은 금리라는 '당근'을 주는 대신 원리금 분할 상환이라는 효과를 얻는 상품이기 때문에 나온 발언이다.
안심대출은 변동금리로 이자만 상환하던 거치식 대출을 고정금리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형태로 바꿔줌으로써 가계부채의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안심대출이 집이 있고 원리금 상환 여력이 있는 중산층만을 위한 대책이라는 데선 비판의 소지가 있다.
더 어려운 서민을 먼저 돕지 않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 여전히 시급한 가계부채 건전화 등 과제 산적 안심대출로 성공적인 대뷔전을 치렀지만 임 위원장 앞에는 핀테크, 기술금융,우리은행 민영화 등 다양한 과제들이 놓여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여전히 가계부채를 꼽을 수밖에 없다.
1~2차 안심대출을 내놓은 2주 동안 변동금리·만기일시상환대출에서 고정금리·균등분할상환으로 갈아탄 대출은 34만5천명에 33조9천억원 규모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약 30%선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70%가 여전히 위험에취약한 변동금리이거나 만기일시상환 대출이라는 의미다.
미국을 진원지로 하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저금리 상황에서 불어난 가계대출은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대출을 가장 많이 보유한 50대 가장 가구가 이자만 상환하다가 직장에서 은퇴해버리는 경우 대대적인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위기 상황을 금융위가 미연에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시각이 상당하다.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통화 정책이 총동원되는 상황에서 과연 임 위원장이 브레이크를 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금융개혁은 이상이라기보다 실천의 문제라고 한다.
그동안 굳어진 관행을 없애려면 '무엇을'보다는 '어떻게' 개혁하는냐가 더 중요한 까닭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지금은 소득 대비 부채의 총량을 제한해야 할만큼 가계부채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안심대출은 금리 리스크를 소비자로부터금융회사로 전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관료는 "이전의 금융위원장들이 금융정책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한국 금융이 후진적이 됐다"면서 "금융개혁이든 가계부채든 금융정책적 관점에서 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spee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오는 16일로 취임 한 달을맞는다.
금융개혁 기치를 내걸고 소통하는 모습에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취임후 금융위의 가장 큰 현안이던 안심전환대출 역시 대과 없이 마무리했다는 분석이나온다.
다만 현장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전시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 현장이 정답…규제 개혁에 총력전 "피규제자에서 규제자로…." 이 말은 취임 한 달이 되는 임 위원장이 농협금융지주 수장에서 금융위원장으로변신한 것에 빗대어 그가 추진하는 규제개혁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듯 임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취임식에서 "금융개혁은 국민이 준 소명"이라면서 "아프리카 들소 누우처럼 반드시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임 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금융개혁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최상위 기구로 금융개혁 회의를 뒀고 추진체로 금융개혁 추진단을 만들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주도하는 금융사 현장 점검반을 편성했고 외부 자문단도 가동했다.
임 위원장이 보는 가장 중요한 기구는 금융사 건의를 수렴하는 현장 점검반이다.
여기서 수렴하는 건의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성의있게 수용하겠다는 3대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장과 소통이라는 단어는 그가 취임 이후 가장 많이 입에 올린 키워드다. 그는실제로 한 달간 현장 방문을 14회나 했다.
물론 일각에선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너무 많이 움직이는 것에 대해 전시행정을편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규제를 받는 금융사 입장에선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의 잦은 현장 방문이 부담스럽고 버거운 게 사실이다.
일회성 현장 방문으로 얼마나 많은 소통이 이뤄지겠느냐는 지적과 더불어 조용히 실리를 챙겨달라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 안심대출 긍정 평가 속 중산층 대책 비판론 고개 안심전환대출은 임 위원장이 데뷔전에서 연착륙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정책이다.
안심대출은 신제윤 전 위원장 때 기획됐지만 판매는 임 위원장이 시작했다. 한달 5조원, 1년 20조원으로 설정한 1차 안심대출 한도가 단 4일 만에 소진됐다. 그러자 임 위원장은 2차 대출을 바로 강행해 '저가 주택 우선'이라는 원칙을 제시하면서긴급한 상황을 넘겼다.
금융위 저격수로 불리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안심대출은 가계부채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초의 정책이라고 평가한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중요한 정책에는 논란과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면서 "안심대출이 가계부채 문제를 돌파하고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안심대출이 낮은 금리라는 '당근'을 주는 대신 원리금 분할 상환이라는 효과를 얻는 상품이기 때문에 나온 발언이다.
안심대출은 변동금리로 이자만 상환하던 거치식 대출을 고정금리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형태로 바꿔줌으로써 가계부채의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안심대출이 집이 있고 원리금 상환 여력이 있는 중산층만을 위한 대책이라는 데선 비판의 소지가 있다.
더 어려운 서민을 먼저 돕지 않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 여전히 시급한 가계부채 건전화 등 과제 산적 안심대출로 성공적인 대뷔전을 치렀지만 임 위원장 앞에는 핀테크, 기술금융,우리은행 민영화 등 다양한 과제들이 놓여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여전히 가계부채를 꼽을 수밖에 없다.
1~2차 안심대출을 내놓은 2주 동안 변동금리·만기일시상환대출에서 고정금리·균등분할상환으로 갈아탄 대출은 34만5천명에 33조9천억원 규모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약 30%선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70%가 여전히 위험에취약한 변동금리이거나 만기일시상환 대출이라는 의미다.
미국을 진원지로 하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저금리 상황에서 불어난 가계대출은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대출을 가장 많이 보유한 50대 가장 가구가 이자만 상환하다가 직장에서 은퇴해버리는 경우 대대적인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위기 상황을 금융위가 미연에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시각이 상당하다.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통화 정책이 총동원되는 상황에서 과연 임 위원장이 브레이크를 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금융개혁은 이상이라기보다 실천의 문제라고 한다.
그동안 굳어진 관행을 없애려면 '무엇을'보다는 '어떻게' 개혁하는냐가 더 중요한 까닭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지금은 소득 대비 부채의 총량을 제한해야 할만큼 가계부채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안심대출은 금리 리스크를 소비자로부터금융회사로 전이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관료는 "이전의 금융위원장들이 금융정책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한국 금융이 후진적이 됐다"면서 "금융개혁이든 가계부채든 금융정책적 관점에서 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spee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