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국 함정' 탈출구 없나…전문가들 '구조개혁' 강조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으면서 한국은 대폭 내렸다.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약해졌다는 게 이유다.
주요국 가운데 하향 조정폭은 경기 침체와 정치 불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브라질 다음으로 크다.
IMF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3%와 3.5%로 내렸다. 이런 전망이현실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3년부터 4년 연속으로 3% 초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성장이 정체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세계경제 내년 성장률 올렸는데…한국은 0.4%p 하향 IMF는 14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세계 경제성장률을 3.5%로 유지하고 내년 성장률(3.8%) 예상치는 0.1%포인트 올렸다.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된다고 본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춰잡았다. 작년 10월만 해도 올해 한국 경제가 4.0% 성장한다던 IMF는 지난 2월 전망치를 3.7%로 하향 조정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3.3%로 내렸다. 6개월 동안 0.7%포인트나 낮췄다.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는 올해와 내년에 세계 평균치를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서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 셈이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폭은 다른 나라보다 유독 크다.
IMF는 내년 한국 경제가 3.5% 성장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를 0.4%포인트 끌어내렸다. 하향 폭이 주요국 가운데 브라질(1.5%→1.0%) 다음으로 크고 남아프리카공화국(2.5%→2.1%)과 같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정부가 계속해서 확장적 경제정책을 유지하고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교역 조건이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IMF는언급했다.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 IMF "한국 경제주체 심리 부진" 진단 IMF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부진으로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 다소약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3월에 98을 기록해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경제심리지수 추락은 각종 지표의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1∼2월 중 광공업 생산 및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와 0.9%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민간 소비는 1.1%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체 월평균 증가율 1.7%보다는 낮다.
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도 커지고 있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5%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은수준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1월 전망치에서 무려 1.0%포인트나 낮아졌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의 감소세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흑자폭도 큰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큰데 따른 '불황형 흑자' 구조를 보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IMF의 앞선 전망에는 우리 정부와 통화 당국의경기 낙관론이 반영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실물경기 지표가 낙관론을 펴기어려울 정도여서 한은에 이어 IMF도 전망치를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로 전망치가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IMF가 한국의 실제 경기 상황을 덜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의 올 1분기 경기가 워낙 좋지않았다"며 "IMF가 한국의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더 하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정부 "개선 중 지켜보자"…전문가 "전향적 대책·구조개혁 필요" 정부는 최근 경제지표가 미약하지만 실물지표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평가하고 있다.
한은 등 주요 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은 좋지 않았던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초반 실적이 반영된 것이고 2월 이후에는 증시 등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실물지표가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정부는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민간투자활성화 방안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성완종파문'에 휘말린 4월 임시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남은 경제활성화 관련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구조개혁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런 노력을 하면서 경기 흐름을 지켜보고 추가적인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6월 말에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담을 예정이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자체 전망치(3.8%)를 내리면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포함한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추경과 관련해 공식적으론 "현 단계에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밝히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곳곳에서 하향조정되자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과 구조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성태윤 교수는 "전향적인 정책을 편 국가들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한국은반대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현재 정부와 통화 당국의 정책은 경기하강을 막는 데 도움은 되지만 반등시키지는 못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실장은 "IMF도 언급했듯이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데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단기부양책보다는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으면서 한국은 대폭 내렸다.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약해졌다는 게 이유다.
주요국 가운데 하향 조정폭은 경기 침체와 정치 불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브라질 다음으로 크다.
IMF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3%와 3.5%로 내렸다. 이런 전망이현실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3년부터 4년 연속으로 3% 초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성장이 정체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세계경제 내년 성장률 올렸는데…한국은 0.4%p 하향 IMF는 14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세계 경제성장률을 3.5%로 유지하고 내년 성장률(3.8%) 예상치는 0.1%포인트 올렸다.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된다고 본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춰잡았다. 작년 10월만 해도 올해 한국 경제가 4.0% 성장한다던 IMF는 지난 2월 전망치를 3.7%로 하향 조정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3.3%로 내렸다. 6개월 동안 0.7%포인트나 낮췄다.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는 올해와 내년에 세계 평균치를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서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 셈이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폭은 다른 나라보다 유독 크다.
IMF는 내년 한국 경제가 3.5% 성장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를 0.4%포인트 끌어내렸다. 하향 폭이 주요국 가운데 브라질(1.5%→1.0%) 다음으로 크고 남아프리카공화국(2.5%→2.1%)과 같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정부가 계속해서 확장적 경제정책을 유지하고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교역 조건이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IMF는언급했다.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 IMF "한국 경제주체 심리 부진" 진단 IMF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부진으로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 다소약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3월에 98을 기록해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경제심리지수 추락은 각종 지표의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1∼2월 중 광공업 생산 및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와 0.9%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민간 소비는 1.1% 증가했지만 지난해 전체 월평균 증가율 1.7%보다는 낮다.
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도 커지고 있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5%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은수준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1월 전망치에서 무려 1.0%포인트나 낮아졌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의 감소세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흑자폭도 큰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큰데 따른 '불황형 흑자' 구조를 보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IMF의 앞선 전망에는 우리 정부와 통화 당국의경기 낙관론이 반영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실물경기 지표가 낙관론을 펴기어려울 정도여서 한은에 이어 IMF도 전망치를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로 전망치가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IMF가 한국의 실제 경기 상황을 덜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의 올 1분기 경기가 워낙 좋지않았다"며 "IMF가 한국의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더 하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정부 "개선 중 지켜보자"…전문가 "전향적 대책·구조개혁 필요" 정부는 최근 경제지표가 미약하지만 실물지표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평가하고 있다.
한은 등 주요 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은 좋지 않았던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초반 실적이 반영된 것이고 2월 이후에는 증시 등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실물지표가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정부는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민간투자활성화 방안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성완종파문'에 휘말린 4월 임시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남은 경제활성화 관련법안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구조개혁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런 노력을 하면서 경기 흐름을 지켜보고 추가적인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6월 말에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담을 예정이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자체 전망치(3.8%)를 내리면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포함한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추경과 관련해 공식적으론 "현 단계에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밝히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곳곳에서 하향조정되자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과 구조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성태윤 교수는 "전향적인 정책을 편 국가들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한국은반대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현재 정부와 통화 당국의 정책은 경기하강을 막는 데 도움은 되지만 반등시키지는 못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실장은 "IMF도 언급했듯이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데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단기부양책보다는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