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모두 불안…성장률 2%대 추락 우려
한국 경제가 악재의 미궁(迷宮)에 갇혀가는 형국이다.
생산, 소비, 투자, 수출이 부진한 Ɗ중고' 속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염병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 국토를 타들어가게 하는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1천1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과 신흥국을포함한 세계경기 둔화 추세 등 다른 대내외적 악재들도 버티고 있다.
대내외 악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쏟아지면서 경제의 양쪽 날개인 내수와 수출이 모두 꺾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은 현실이될 수밖에 없다.
◇ 내수경제 강타한 초대형 태풍 '메르스' 현재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최대 악재는 메르스다.
6월 들어 급속히 확산한 메르스는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회복조짐을 나타내던 내수심리를 급속도로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소비 지표인 소매매출은 메르스 환자가 확인되기 전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6월 첫 주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16.5%와 3.4% 감소했다. 영화관람객과 놀이공원 입장객은 55%와 60% 줄었다.
내수 시장을 떠받치는 한 축인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취소도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가 조금만 더 길어지면 여름 휴가철 대목 경기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산업계는 단체 행사와 대형 마케팅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달 초 예정됐던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를 잠정 연기했다.
기업들은 생산 현장에 메르스가 퍼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생기면 전염을 막기 위해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
경제5단체는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 예정된 행사와투자를 그대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지켜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메르스까지 겹쳐서 민간소비가 하반기에도 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면서 "메르스가 현 단계에서 조금 더 확산되면 생산활동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게 돼 경제적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메르스 사태가 한 달 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 떨어지고 3개월간 지속되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 등 해외 IB들은 메르스 이전에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제시했고, 한국은행 등 다른 주요 기관의 올해 전망치는 3%를 간신히 넘고 있다.
메르스가 조금만 더 길어진다면 한국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수 의견이 될 수 있다.
◇ 서민 가계에 주름살 주는 '가뭄' 올 들어 이어진 가뭄도 농가와 서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아 농가 소득은 줄고 소비의 주체인가계 사정은 한층 팍팍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1년 전과 비교한 채소류의평균 도매가격(1㎏당) 상승률은 양배추 185%, 대파 120%, 시금치 54%, 양파 48%, 무41%다.
같은 날 기준으로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천393원으로 1년전보다 214.9%나 올랐다.
메르스 여파로 음식·숙박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나 일용·임시직들은 소득이줄어들고,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체감물가는 뛰는 역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셈이다.
◇ 언제 터질 지 모를 폭탄 '가계부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문제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0.25%포인트 내림에따라 이미 1천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의 제로금리 정책을 접고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시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의 기준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 시나리오에서는 가구의 빚 부담이 한층 커져 가뜩이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한층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당장은 문제가 안되겠지만 어떻게 번질지 모르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 한국경제 위협 최대 대외요인 '미국 금리 인상'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대외적 요인 가운데 가장 주목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은기정사실화된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미국이 올해 9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글로벌 자금흐름이 요동치면서 한국 경제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달리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 대외건전성이 좋아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신흥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한다면 한국에서도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세계은행(WB)은 지난 10일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통화정책의 점진적인 긴축이시작될 것"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통화긴축 정책을 시작하면 신흥국은투자금 유입이 줄어들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2004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한국은 국내 경기를 부양하려고 금리를 내렸다가 위기를 겪었다"며 "미국이 올해 9∼10월 금리를 높이면 우리 금리는 어떻게 운용할지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수출의 걸림돌…'세계경기 둔화 & 엔저 심화' 세계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둔화와 더불어 일본 엔화가치 하락세(엔저)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중국과 신흥국의 경제도 좋지 않다.
중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7%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1%에서 7.0%로 낮췄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은 3.5%로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수출에서 중국(25.4%)과 동남아시아(22.2%)가 차지하는 비중은 47.
6%였다.
신흥국 경기가 둔화하면 엔화·유로화 대비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이미 부진한 수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지 않다"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총재의 발언으로 엔저 완화가 기대됐지만 일본 정부가 진화에 나서면서 엔화 약세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ees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한국 경제가 악재의 미궁(迷宮)에 갇혀가는 형국이다.
생산, 소비, 투자, 수출이 부진한 Ɗ중고' 속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염병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 국토를 타들어가게 하는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1천1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과 신흥국을포함한 세계경기 둔화 추세 등 다른 대내외적 악재들도 버티고 있다.
대내외 악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쏟아지면서 경제의 양쪽 날개인 내수와 수출이 모두 꺾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은 현실이될 수밖에 없다.
◇ 내수경제 강타한 초대형 태풍 '메르스' 현재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최대 악재는 메르스다.
6월 들어 급속히 확산한 메르스는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회복조짐을 나타내던 내수심리를 급속도로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소비 지표인 소매매출은 메르스 환자가 확인되기 전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6월 첫 주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16.5%와 3.4% 감소했다. 영화관람객과 놀이공원 입장객은 55%와 60% 줄었다.
내수 시장을 떠받치는 한 축인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취소도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가 조금만 더 길어지면 여름 휴가철 대목 경기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산업계는 단체 행사와 대형 마케팅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달 초 예정됐던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를 잠정 연기했다.
기업들은 생산 현장에 메르스가 퍼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생기면 전염을 막기 위해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
경제5단체는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 예정된 행사와투자를 그대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지켜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메르스까지 겹쳐서 민간소비가 하반기에도 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면서 "메르스가 현 단계에서 조금 더 확산되면 생산활동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게 돼 경제적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메르스 사태가 한 달 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 떨어지고 3개월간 지속되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 등 해외 IB들은 메르스 이전에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제시했고, 한국은행 등 다른 주요 기관의 올해 전망치는 3%를 간신히 넘고 있다.
메르스가 조금만 더 길어진다면 한국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수 의견이 될 수 있다.
◇ 서민 가계에 주름살 주는 '가뭄' 올 들어 이어진 가뭄도 농가와 서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아 농가 소득은 줄고 소비의 주체인가계 사정은 한층 팍팍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1년 전과 비교한 채소류의평균 도매가격(1㎏당) 상승률은 양배추 185%, 대파 120%, 시금치 54%, 양파 48%, 무41%다.
같은 날 기준으로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천393원으로 1년전보다 214.9%나 올랐다.
메르스 여파로 음식·숙박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나 일용·임시직들은 소득이줄어들고,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체감물가는 뛰는 역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셈이다.
◇ 언제 터질 지 모를 폭탄 '가계부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문제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0.25%포인트 내림에따라 이미 1천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의 제로금리 정책을 접고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시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의 기준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 시나리오에서는 가구의 빚 부담이 한층 커져 가뜩이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한층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당장은 문제가 안되겠지만 어떻게 번질지 모르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 한국경제 위협 최대 대외요인 '미국 금리 인상'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대외적 요인 가운데 가장 주목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은기정사실화된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미국이 올해 9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글로벌 자금흐름이 요동치면서 한국 경제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달리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 대외건전성이 좋아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신흥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한다면 한국에서도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세계은행(WB)은 지난 10일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통화정책의 점진적인 긴축이시작될 것"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통화긴축 정책을 시작하면 신흥국은투자금 유입이 줄어들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2004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한국은 국내 경기를 부양하려고 금리를 내렸다가 위기를 겪었다"며 "미국이 올해 9∼10월 금리를 높이면 우리 금리는 어떻게 운용할지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수출의 걸림돌…'세계경기 둔화 & 엔저 심화' 세계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둔화와 더불어 일본 엔화가치 하락세(엔저)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중국과 신흥국의 경제도 좋지 않다.
중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은 7%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1%에서 7.0%로 낮췄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은 3.5%로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수출에서 중국(25.4%)과 동남아시아(22.2%)가 차지하는 비중은 47.
6%였다.
신흥국 경기가 둔화하면 엔화·유로화 대비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이미 부진한 수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지 않다"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총재의 발언으로 엔저 완화가 기대됐지만 일본 정부가 진화에 나서면서 엔화 약세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ees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