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도 주택대출 급증…7대 은행 9조 넘게 늘어

입력 2015-07-05 06:01  

2010년 이후 최대 증가…가계부채 경고음 커져

국내 7대 은행의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월보다 9조원 넘게 늘며 가계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견상으로는 줄었지만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의 채권을 매각한 점을 반영한 실질 증가액은 9조3천억원에 달하며 관련 통계가 파악되는 2010년 이후 월 증가폭으로는 가장 컸다.

5일 각 은행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농협·기업 등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330조9천403억원에서 6월 말 321조439억원으로9조8천964억원 줄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이 지난달 안심전환대출분 19조1천716억원을 주택금융공사에팔아 유동화한 점을 고려한 한 달 사이의 실질 증가액은 9조2천752억원이었다. 이는2010년 이후 월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이다.

최근 5년간 6월 증가분과 비교해보면 지난달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해(2조5천928억원)와 2013년(2조283억원), 2012년(1조2천871억원), 2011년(2조1천159억원), 2010년(1조7천617억원) 6월 증가액은 채 3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증가폭은 최근 5년간 6월에 가장 많이 늘었던 작년의 3.6배에 해당한다.

주택담보대출 총액도 크게 늘었다.

이들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2010년 6월 232조3천271억원에서 5년 만인 지난달(321조439억원) 약 100조원(43.0%) 증가했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까지 포함한다면 120조원(51.7%)가량 늘었다.

거듭된 금리인하가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처음 2%대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는 지난달 사상 최저치인 2.98%까지 내려갔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인하한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7월에는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난에 지친 개인들은 싼 이자에 힘입어 집사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천115건으로 6월 거래량으로는 처음으로 1만건을 넘었다. 지난해 6월 거래량(5천164건)과 견줘 115% 증가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세 물건이 없기에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살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가만 놔두면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주택담보대출 총부채상환비율(DTI) 산정 때 소득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며 "7~8월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지만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국이 대출에 대한 양적인 통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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