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희귀병 딛고 '신의 직장' 합격 백민우씨

입력 2015-07-08 13:43  

<<사진있음>>

희귀 난치병 탓에 전동휠체어에 의지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한 청년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경쟁을 거쳐 금융권 '신의 직장'에 당당히 합격해 귀감이 되고 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백민우(23)씨는 8일 오전 한국금융결제원으로부터 신입직원 공채에 합격했다는 기쁜 연락을 받았다.

금융결제원은 지급결제시스템과 공인인증서 등 금융 분야의 전산 인프라를 운영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급여도 많고 안정성도 높아 취업준비생들에게 선망받는직장 중 하나로 꼽힌다.

'핀테크' 시대를 맞아 금융결제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컴퓨터공학 전공자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백씨는 7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전산직 최종 합격자 11명 명단에 이름을올렸다.

백씨가 합격자 가운데 돋보이는 이유는 희귀 난치병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운동 및 감각신경병)을 앓아 몸이 불편한데도 다른 지원자들과 동등한 경쟁을거쳐 당당히 합격한 데 있다.

백씨가 앓는 병은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항상 전동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고 손의 움직임도 남들만큼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백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별도로 받은 혜택은 없었다.

금융결제원 인사관리팀의 박정묵 팀장은 "백씨는 전산직렬 필기전형에서 1등을차지했고 면접에서도 실력과 인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장애인 채용 관련우대 조치는 따로 없었다"고 전했다.

백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몸이 불편했던 탓에 그동안 살아오면서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빚진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전공을 살리면서 사회에 보탬이되는 길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입사 후에는 금융결제원이 제공하는 공인인증이나 결제업무 서비스를 좀 더 장애인 친화적으로 보완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게 백씨의 희망이다.

그는 이어 '평범한 사회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다.

백씨는 "장애가 있는 분들이 사회에서 활동하는 데 아직 많은 제약이 있는 게사실"이라며 "굳이 특별한 일이 아니더라도 사회구성원으로서 평범하게 생활하다 보면 다른 장애인의 사회 진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이 남들에게는 이상하게 비칠지 모르지만 정작 제 입장에서는 큰 불편함이 없다"며 "저와 같은 장애인이 대학에 입학하고 회사에서 일하는 모습이 누구에게나 평범한 일상으로 여겨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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